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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방치된 공간에 활력이…대형마트·전통시장의 상생실험

송고시간2017-06-27 15:03

(구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24년간 흉물처럼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구미 선산봉황시장 상가 2층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27일 이곳에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이 열면서다.

조선 시대부터 오일장이 섰던 선산봉황시장에 현대식 건물이 들어선 것은 1993년이지만, 그동안 1천625㎡(500평) 규모의 A동 2층은 방치돼왔다.

1층 매장도 오일장이 열리는 날을 제외하면 찾는 이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2층에 이마트의 실속형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전문점과 청년창업 쇼핑몰인 '청년길'이 개장한 이날은 곳곳이 북적거렸다.

노브랜드 매장에는 식품 약 450종, 비식품 약 750종 등 총 1천200여종의 상품이 진열됐다.

노브랜드의 인기 상품인 초코칩쿠키와 치즈케이크부터 이마트가 수입한 분유 '압타밀'까지 기존 전통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품목들이다.

도라지와 상추, 율무, 쑥갓 등 각종 채소 씨부터 황기, 결명자, 헛개 등이 펼쳐진 시장 1층 좌판상점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장을 보러 온 인근 주민들은 매장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등 새로운 쇼핑 공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주부 윤희렬 씨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시장에서는 살 수 없는 물건들을 저렴하게 판다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고 말했다.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사진제공 이마트=연합뉴스]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사진제공 이마트=연합뉴스]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여러 곳에서 대립하고 있지만, 구미 상생스토어는 시장 측의 요청으로 문을 열었다.

이 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김수연(39) 씨가 주변 상인들의 동의를 얻는 등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수연 씨는 "오일장이 안 열리는 날이면 시장에 사람이 다니지 않아 고민하던 중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이야기를 들었다"며 "앞으로 젊은 층도 많이 와서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의 표정에도 기대가 넘쳤다.

1층에서 건어물 상점을 하는 홍용록 씨는 "시장에 손님이 없었는데 노브랜드 매장 개장으로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며 "우리와는 파는 물건이 다르니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시장 상인회와 협의해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위주로 판매하기로 조율했다.

구미 상생스토어의 또 다른 특징은 청년상인들이 운영하는 청년몰이 함께 있는 점이다.

'청년길'이라고 이름 붙은 청년몰에는 네일아트, 그릇공방, 사진스튜디오, 수입잡화점, 캘리그라피, 카페, 꽃집 등 다양한 상점들이 쇼핑몰 형태로 이어진다.

이곳에도 나시고랭볶음밥, 더치커피, 유기농발효식빵 등 전통시장과는 거리가 먼 음식과 제품들이 눈에 띈다.

3D프린터, 버섯따기 체험과 도자기, 빵, 캘리그라피, 꽃바구니 등을 배울 수도 있다.

캘리그라피 작품을 판매하고 수업도 진행하는 청년상인 조혜진 씨는 "그냥 전통시장이라면 이런 종류의 매장을 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젊은층이 많이 오고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몰은 정부 지원으로 올해까지는 임대료가 없으며, 이후는 5년간 매장별로 매월 2만5천원∼4만5천원 수준이다.

현재 이곳에 청년상인 17명이 들어왔으며, 총 22명으로 늘어난다.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사진제공 이마트=연합뉴스]
노브랜드 구미 상생스토어 [사진제공 이마트=연합뉴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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