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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어업유산]④ "능글능글 개불 꼼짝마"…손 개불잡이

격년 잡이, 어민 지혜로 개체 수 유지…강진 사초 개불 축제서 체험도 가능
"징그럽다고?"…쫀득한 식감 일품

(강진=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능글맞은 생김새, 미끈한 촉감, 개의 불알을 닮았다 해서 이름도 개불이다.

그러나 특유의 쫀득한 식감은 미식가의 전유물로만 삼기에 아깝다.

개불은 만조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간조 때는 사니(沙泥·모래와 진흙) 층 구멍에 숨어있다.

잔망스러운 녀석들을 어민들이 가만히 내버려둘 리 없다.

매년 3∼4월 전남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 해안에서 열리는 개불 축제.

엄밀히 말해 사초리 앞바다에서 200여m 떨어진 복섬 일대다.

개불잡이
개불잡이[연합뉴스 자료사진]

축제일 오전 8시부터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주민들은 한 시간여 채비를 마치고 2∼3분 배를 타고 복섬으로 향한다.

체험 축제로 이름을 알리면서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아직 차가운 수온에 두툼한 복장으로 무장한 주민들은 2인 1조를 이뤄 무릎이나 허리 높이 바다로 들어간다.

30여 척 낚시 어선은 호위하듯 주변에 떠 있다.

남성들은 개불잡이에 최적화된 길이 45㎝가량 오지창, 육지창을 갯벌에 연방 박아대고 아낙들은 뜰채로 돕는다.

개불잡이
개불잡이[연합뉴스 자료사진]

한 번 퍼 올리는데 세 마리가 걸려 올라오기도 한다.

물을 품어 15㎝가량 됐던 개불이 물 밖으로 나와서는 10㎝ 안팎으로 쪼그라드는 모습이 우습다.

작업을 마친 주민들은 복섬으로 옮겨가 오전에 잡은 개불로 회, 비빔밥, 된장찌개 등을 만들어 바다가 안긴 선물을 즐긴다.

개불은 바다 밑바닥에 숨어있다가 겨울철 수온이 차가워지면 스멀스멀 위로 올라온다.

사초리 주민들은 예부터 2∼4월 개불을 잡아왔다.

이 일대 15㏊가량은 서식밀도가 높다.

주민 합의에 따라 격년으로 개불을 잡으면서 개체 수는 다른 해안과 비할 바 아니다.

하루 작업으로 1천500∼2천 마리가 잡힐 정도다. 마리당 2천500원 시세를 적용하면 500만원 소득도 가능하다.

"잡았다"
"잡았다"[연합뉴스 자료사진]

남획을 자제하는 주민들의 지혜가 바다의 풍요로움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이 어족 자원을 보호할 수 있었던 데는 사실 다른 이유도 있다.

사초리에는 낙지, 굴, 바지락 등 수산물이 풍부하다. 지난해 낙지로 얻은 수입만 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득 어종인 낙지가 있으니 개불을 잡지 않아도 된다.

20여 년 전 방조제를 조성하면서 조류가 달라져 개불도 많이 늘어났다.

바다 일에 익숙한 어민들은 낙지 구멍, 게 구멍, 개불 구멍을 모양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초 개불은 비린 맛이 덜해 품질도 최고라고 마을 주민들은 자랑했다.

개불은 글리신과 알라닌 등 단맛을 내는 성분으로 달짝지근한 맛이 나고 특유의 조직에서 나오는 씹는 느낌도 독특하다.

회로 먹기도 하지만 양념을 발라 석쇠에 포일을 씌우거나 꼬치 형태로 만들어 구이, 볶음 요리에도 활용한다.

양회길(52) 사초리 주민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축제가 열리면 누구나 개불을 잡고 맛볼 수 있다"며 "주민뿐 아니라 사초리를 찾는 관광객을 위해서라도 지금만큼만 개불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양회길씨
양회길씨[전남 어촌특화 지원센터 제공=연합뉴스]

sangwon7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30 09: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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