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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장관들 "테러범죄 형량 관대" 맹비난했다 '굴욕적 사과'

법원 "법정 모독죄로 재판 회부" 엄포에 바짝 꼬리 내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테러범죄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기세등등하게 비난했던 호주 연방정부의 고위 관리 3명이 법정모욕죄로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법원의 엄포 앞에 바짝 꼬리를 내렸다.

그레그 헌트 보건장관과 앨런 터지 복지장관, 미카엘 수카르 재무차관보 등 3명은 23일 빅토리아주 항소법원 측에 자신들의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해 처벌을 피하게 됐다고 호주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출처: 호주 빅토리아주 대법원 페이스북]
[출처: 호주 빅토리아주 대법원 페이스북]

이들 고위 관리는 성명에서 "지금 사과하며, 이번 문제에 관련한 모든 언급을 전면적으로 철회한다"라고 말하고는 재판에 영향을 줄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또 "재판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적절했고, 관련 언급들도 부정확했다"며 "더 일찍 무조건 사과했어야 했고, 앞으로 더 조심하겠다"라고 납작 엎드렸다.

앞서 이들은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에 테러범죄 선고 형량이 낮다며 항소법원의 주심과 다른 판사들을 "극좌파 운동권 판사들"이라 칭하고 관련 재판을 "이데올로기 실험장"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보도가 나간 뒤 항소법원 측은 고위 관리들의 언급이 권력 분립의 원칙을 어기고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법원 측은 관리들에게 법정에 나와 발언 경위를 설명하도록 요구했고, 관리들은 지난주 첫 심리에서 발언은 철회하겠지만 사과는 할 수 없다고 버텼다.

하지만 법원 측이 같은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며 법정모욕 혐의로 재판 회부 의사를 밝히자 관리들은 1주일 만에 비굴하게 보일 정도로 태도를 바꿨다.

매럴린 워런 항소법원장은 "사과와 철회가 없었더라면 법정모욕죄로 재판에 회부했을 것"이라며 사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과가 늦어 유감스럽다며 재판이 계속됐다면 증거가 확실해 처벌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원과 정부 고위 관리 간 이번 충돌은 테러범죄 혐의를 받은 젊은이 2명에 대한 항소법원의 최근 선고가 발단이 됐다.

법원 측은 2015년 경찰 살해 음모를 한 20살 청년에게 원심보다 4년 늘어난 14년 형을, 같은 해 폭탄 공격을 계획한 19살 청년에게 역시 원심보다 4년 늘어난 11년 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3명의 정부 관리는 이 판결을 포함해 빅토리아주 항소법원들의 최근 테러범죄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관대한 경향이 있다며 수위 높은 불만을 쏟아냈다.

한편 이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놓은 '디 오스트레일리안' 측도 법원에 사과해 처벌을 피했다.

cool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4 11: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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