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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스마트] 비쌀수록 싸지는 데이터 요금제의 역설

송고시간2017-06-24 11:00

저가·고가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 차이 100배 이상

월정액 3만2천원에 데이터 300MB에 불과…저소득층에 부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통신비 절감대책 발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통신비 절감대책 발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월 통신비 1만1천 원이 신규 및 추가 감면, 전국의 버스와 지하철, 초중고 학교, 공공기관에 공공 와이파이 무료 개방 등의 내용을 담은 통신비 절감대책을 이날 발표했다. 2017.6.22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8원 대 109원. 환산하면 1 대 13.6.

SK텔레콤[017670] LTE 데이터 요금제 2종의 1MB당 요금(월정액 기준)을 비교한 것이다. 그러나 두 요금제의 월정액 요금은 각각 5만6천100원과 3만2천890원으로 1.75대 1에 불과하다.

3만2천원대 요금제는 이 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제 중 가장 요금이 낮지만, 1MB당 요금은 가장 비싸다.

통신비를 줄이려고 가장 저렴한 3만원대 요금제를 택하더라도, 금액 대비 가장 비싼 데이터 요금을 부담하는 셈이다.

현재 고가 데이터 요금제는 저가 요금제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제공 데이터는 100배 넘게 차이가 난다.

통신 3사를 기준으로 3만원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은 0.3∼1.2GB이지만, 6만원대 이상 요금제는 10GB 이상을 제공한다.

가장 고액인 10만원 이상 요금제를 기준으로 가격 차는 3배, 데이터 제공량 차이는 300배를 넘는다. 1MB당 단위 요금을 비교하면 비율이 10배가 넘는다.

미래창조과학부 양환정 통신정책국장은 전날 국회 통신비 정책 토론회에서 "시장 경제에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살 때가 낱개로 살 때보다 (단가가) 저렴한 게 일반적이지만, 가격 차이가 10배를 넘어선다면 정상적인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우선 통신 시장은 망을 깔고 유지하는 고정 비용이 높아, 고가와 저가 요금제의 원가 차이가 크지 않다.

통신사로서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유통점이 고객에게 고액의 지원금을 줄 때 5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통신사는 데이터 제공량의 격차를 벌리는 방식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다.

가입자 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이 고가 요금제에 집중되면서 저가 요금제를 주로 쓰는 저소득층의 통신비 부담은 거꾸로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구(하위 10%)의 통신 지출은 2012년 6만2천원에서 지난해 6만4천원으로 2천원 증가했으나, 소득이 가장 높은 10분위(상위 10%) 가구의 통신 지출은 20만4천원에서 19만원으로 1만4천원 줄었다.

저가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저소득층의 통신비 부담을 키운다.

최소 제공량 300MB는 카카오톡에만 쓰기에도 빠듯한 양이다.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는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트래픽 1.8GB에 맞추려면 적어도 4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써야 한다.

노년층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데이터 이용량이 많지 않은데도 소비 지출에서 이동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이유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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