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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극우의원 "자폐아동 일반학급서 분리해야" 발언 '뭇매'

송고시간2017-06-23 12:30

"특별보호 필요하고 다른 학생 피해"…동료의원 등 거센 반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극우 유력 정치인이 자폐 아동들을 일반 교실에서 따로 떼어놓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을 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동료의원들을 포함해 사과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학부형들과 교사들이 나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2일 의석에 앉아 있는 폴린 핸슨 상원의원[EPA=연합뉴스]

22일 의석에 앉아 있는 폴린 핸슨 상원의원[EPA=연합뉴스]

극우 정당 '하나의 국가'당 지도자인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은 지난 21일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약 20조원 규모의 학교 지원프로그램에 찬성한다고 발표하면서 불쑥 자폐 아동들을 일반 교실에서 분리해 교육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핸슨 의원은 "자폐 아동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특별 학급이나 학교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교사들이 이 아이들에게 쏟는 시간이 많은 만큼 다른 아이들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핸슨 의원은 다음 날 "보통 교실에서는 특별한 보호와 주목이 필요한 학생에게 마땅한 지원이 없는 만큼 수업시간에 별도로 교실을 제공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운동장에서 함께 뛰어놀게 하거나 체육행사를 같이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핸슨 의원은 또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한 데 고마움을 표시해왔다며 한 교사의 경우 교실 내 자폐 아동 지원이 부족함을 전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들, 자폐 아동 단체 등도 핸슨의 발언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10살 자폐 아동을 키우는 노동당 소속 엠마 후자흐 하원의원은 "2017년에도, 핸슨 의원과 같은 사람이 상원 의석에 앉아 자폐 아동들을 일반 교실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말을 늘어놓는 것이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후자흐 의원은 또 핸슨 의원의 이번 언급이 그가 그동안 해온 발언들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이들을 갈라놓고 차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핸슨 의원은 지난 3월에는 이슬람을 "질병"(disease)으로 표현하면서 호주인을 보호할 백신이 필요하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이먼 버밍엄 연방 교육장관은 22일 의회에서 핸슨의 발언을 비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최소 6차례 받았지만 끝내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호주 언론은 버밍엄 장관으로서는 대규모 학교 지원프로그램 법안의 상원 통과를 위해서는 핸슨의 지원이 필요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성향의 집권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상원 의석이 과반에 못 미쳐 야당인 노동당이 반대하면 군소정당이나 무소속의 지원이 절실하다. 실제로 23일 오전 이 법안은 34-31로 통과됐고, 핸슨이 이끄는 당은 상원에서 4석을 차지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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