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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대법원 "주마 대통령 불신임 비밀투표로 처리 가능"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대법원은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 대한 의회 불신임 안건이 비밀투표로 치러질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간) 판결했다.

영국 BBC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남아공대법원은 이날 남아공 의회 의장에게 주마 대통령 불신임 건을 비밀투표로 부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이는 남아공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최고의원인 발레카 음베케 의회 의장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음베케 의장은 그동안 "의회 규정상 비밀투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남아공대법원이 이번에 "남아공의 권력 분산에 따라 불신임건 투표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의장에게 달렸다"고 판시하며 음베케 의장에게 공을 넘겼다.

이번 판결로 남아공 야권은 집권당 ANC 소속 의원들도 주마 대통령의 압박에서 벗어나 소신껏 그에게 반대하는 투표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의회의 불신임 표결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주마 대통령은 지난 8년간의 재임 기간 ANC 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 덕에 4차례의 불신임 표결에서도 살아남았다.

주마 대통령은 지난해 인도계 유력 재벌가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 실세 부패 스캔들이 불거진 뒤 연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남아공 전역에서 주마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3월 말 별다른 예고 없이 내각 개편을 단행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이고 부패 척결을 외쳐 온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자신의 측근 말루시 기가바 전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해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 후 남아공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투자자들의 우려도 한층 커졌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사퇴 압박을 받는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사퇴 압박을 받는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2 22:3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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