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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에 둘러싸인 한 남자…홍상수 신작 '그 후'

영화 '그 후'
영화 '그 후'[전원사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출판사 사장이자 문학평론가인 봉완(권해효 분)은 매일 새벽 출근길에 나선다. 그는 유부남이지만 직원이었던 창숙(김새벽 분)과 연애를 하다가 얼마 전 헤어졌다.

봉완의 아내는 매일 새벽 출근길에 나서는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고 의심한다. 남편의 책상을 뒤지다 남편이 어떤 여자에게 쓴 연서를 발견한 아내는 출판사로 쫓아오고, 그날 처음 출판사로 출근한 새 직원 아름(김민희 분)을 내연녀로 오해하고 그녀의 뺨을 때린다.

첫 출근 날부터 사장의 아내로부터 봉변을 당한 아름은 회사를 그만두려 하고 봉완은 그를 말린다. 이 와중에 출판사를 그만두고 영국으로 떠났던 옛 애인 창숙이 찾아와 다시 출근하겠다고 말한다.

내달 6일 개봉하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그 후'는 유부남 봉완을 중심으로 봉완의 옛 애인과 봉완의 출판사에 처음 출근한 아름, 아름을 남편의 애인으로 착각한 봉완의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봉완 때문에 복잡하게 꼬인 세 명의 여인과 세 여인 앞에서 이리저리 떠밀리는 봉완에게 골고루 시선을 나눠주며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봉완은 자신 때문에 발생한 갈등을 봉합하기는 커녕, 세 여인 사이에서 이리저리 떠밀리는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진다. 자신을 찾아온 옛 애인이 다시 출근하겠다고 하자 아름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말하는 뻔뻔하고 비겁한 인물이기도 하다.

홍 감독의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등장인물들은 소주병을 앞에 놓고 술을 마시며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들을 던진다. 중국집에서 봉완과 마주앉은 아름이 다짜고짜 "왜 사세요?"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두 사람은 실체와 허상, 믿음 등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흑백으로 촬영된 영화는 대부분 등장인물 두 명의 대화로 전개되는데, 등장인물의 정면이 아닌 옆모습을 담으며 롱테이크로 찍은 것이 눈길을 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흐름도 흥미롭다. 영화는 아름이 출판사로 출근해 사장의 아내에게 봉변을 당하고 사장의 옛 애인과 만나게 되는 긴 하루에 그날 이후 아름이 다시 출판사로 봉완을 찾아가는 또 다른 어느 날이 짧게 덧붙여진다. 이런 기본적인 흐름 안에서 봉완이 옛 애인과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과거가 교차되는 등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섞인다. 이런 시제의 충돌은 봉완을 둘러싼 세 여인의 충돌과도 맞물린다.

권해효와 그의 실제 부인인 연극배우 조윤희가 출판사 사장 봉완과 그의 아내 역으로 출연해 호흡을 맞췄다. 두 배우뿐만 아니라 김민희, 김새벽 등이 모두 고른 연기력을 보여준다.

hisunn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2 18: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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