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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伊 전 총리, 정계복귀 시사…오성운동에 각 세워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한동안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오는 25일 결선 투표를 치르는 이탈리아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쩍 활동 반경을 넓히며 그의 정치 일선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013년 세금 횡령 혐의로 이탈리아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계기로 상원 의원직을 박탈당하고, 공직 진출이 금지된 이후 정치 전면에서 물러나 있었다.

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 대표직을 유지해오긴 했으나 작년 6월 심장판막 교체 수술을 받은 그는 수술 직후 30년 동안 구단주로서 애착을 보여온 프로축구단 AC밀란을 중국 자본에 넘기고, 자신이 소유한 미디어세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는 작년 12월 상원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 국민투표에서 적극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정치 활동을 재개한 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디어 출연을 늘리며 우파 후보를 측면 지원, 정치 전면 복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가 마테오 살비니 대표의 극우 정당 북부동맹, 조르지아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당과 연합한 우파 진영은 지난 5일 열린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반 세기 동안 좌파 진영의 아성이던 북서부 도시 제노바를 비롯해 총 24개 주요 도시 가운데 13곳에서 소속 후보를 1위로 결선에 진출시키며 약진했다.

애완견과 함께 TV 토크쇼에 출연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애완견과 함께 TV 토크쇼에 출연한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1일 밤 이탈리아의 인기 토크쇼인 공영방송 RAI 1의 '포르타 아 포르타'에 출연해 "향후 지지율 20% 벽을 깨고, 30%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FI의 지지율 급상승을 자신했다.

최근 이탈리아 여론조사 기관인 EMG 아쿠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FI는 지지율 14.1%를 얻어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28.4%), 집권 민주당(26.8%)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북부동맹은 13.8%의 지지율로 4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날 토크쇼에서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2009년 기존 정치 세력을 싸잡아 비판하며 창당한 오성운동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며 오성운동을 깎아내리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오성운동이야말로 이탈리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고 규정하며 "나는 공산당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경계에 입문했는데, 이제 이탈리아엔 그릴로와 그의 지지자들이라는 또다른 위험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릴로의 무리들은 현실 세계에서 어떤 것도 해결할 능력이 없다. 그들 중 80%는 일전 한 푼 벌어 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라며 "중도 우파는 그릴로 무리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운동이 최근 난민 문제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등 우경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연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두 정당의 연대가 이뤄지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오성운동과 북부동맹의 연합이 현실화되면 이탈리아를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상반기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총선에서 FI와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현재 자신에게 적용된 공직 진출을 금지 조치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2 18: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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