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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미 정상회담서 북핵 공조 명쾌히 정리되기를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9∼30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 해결을 위한 2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의 핵 활동을 먼저 동결하고 다음 단계로 비핵화를 한다는 것이 골자다. 문 대통령은 20일 발행된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더 이상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를 멈추는 핵 동결이 시급하다"면서 "1단계 동결, 2단계 핵 폐기의 접근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이를 위해 최대한 압박하면서 여건이 조성되면 관여하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내가 말하는 북한에 대한 '관여'도 이와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핵 해결을 위해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라는 메뉴를 더해야 한다"면서 "대화 메뉴를 꺼낼 수 있는 조건과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나간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아무런 조건 없는 (북한과) 대화를 말한 적이 없다"면서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올해 중 이뤄졌으면 하는 희망"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둘러싸고 미국 조야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인터뷰를 한 것 같다.

문 대통령은 사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도 "정당한 법 절차를 거치는 것이지 배치를 연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발언에 대해서도 "개인적 견해일 뿐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사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2단계 북핵 해법을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문 대통령의 의중은 그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있는 것 같다. 문 대통령이 "핵과 미사일로 체제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가 안전을 지켜주고 발전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이 진정 바라는 것은 체재와 정권의 안전을 보장받는 것일 것"이라면서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미북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면 김정은도 그 길을 외면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북한과의 대화가 왜 필요한지로 논지가 모이는 것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남북문제를 풀어갔을 때 "남북 관계가 훨씬 평화로웠고 미북 관계도 훨씬 부담이 적었다"고 부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각각 한 차례씩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남북 교류가 상당히 활성화됐던 사실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 같다. 보수 진영의 생각은 다를 테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는 일리가 있다. 다른 것은 접어두더라도 연 2대의 진보정권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두 차례 열린 사실은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2006년 1차 핵실험을 분기점으로 북한은 완전히 다른 길에 들어섰다. 핵과 미사일의 전력화에 근접한 지금의 북한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와 비교할 수는 없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뜻 동의할지는 회의적이다. 현재 미국은 대북 제재와 압박 수위를 더 높이는 쪽으로 내달리는 분위기다. 웜비어 사망 사건이 결정적인 악재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첫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 불운한 현실이다. 그럴수록 정상회담의 목표를 현실에 맞춰 조절하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목표와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지 말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서로 확인하는 정도까지 논의를 진행하는 게 어떨까 싶다. 실제로 이런 견해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냉정한 마음으로 경청할 만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1 20: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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