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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던져진 '난제'…집회자유 보장과 시민불편 최소화 양립

송고시간2017-06-21 11:42

"일률적 기준 설정 불가능…계속 고민할 부분"

좁은 길 사이로(서울=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21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버스와 차량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로에 모인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건설노조는 전날부터 이곳에서 '토목건축 조합원 상경총회'를 갖고 건설현장 불법 근절과 고용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7.6.21jaya@yna.co.kr(끝)

좁은 길 사이로(서울=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21일 오전 출근길에 오른 버스와 차량들이 서울 광화문 세종로에 모인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조 조합원들 사이로 지나가고 있다. 건설노조는 전날부터 이곳에서 '토목건축 조합원 상경총회'를 갖고 건설현장 불법 근절과 고용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7.6.21jay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이효석 기자 = 새 정부 들어 경찰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 집회를 관리하는 일선 경찰관들은 종종 고민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집회와 행진 등을 보장하자면 교통 정체 등 다른 시민 불편이 일부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인 만큼, 두 권리 사이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균형을 잡는다는 쉽지 않은 과제가 경찰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20일 건설노조는 서울 도심에서 조합원 8천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상경총회를 열어 불법 하도급 근절과 내국인 건설노동자 고용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총파업 돌입과 관련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경찰은 경비병력을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하고, 버스 차벽이나 살수차 등 참가자들을 자극할 만한 장비를 일절 설치하지 않았다.

과거 시민단체나 노조가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에서는 으레 도로변에 경찰 버스가 늘어서고, 방패를 든 경비병력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풍경을 연출했다.

청와대 방면 행진에서도 시위대가 편도 차로를 모두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등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집회관리 태도를 보였다. 밤샘 노숙농성도 전면 허용해 광화문 광장과 주변 인도 등이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했다.

행진이 퇴근시간대와 맞물린 탓에 광화문 일대 교통은 심한 정체를 빚었고, 일부 참가자는 지하철역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도로에서 술을 마시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할 행동을 하기도 했다.

21일에도 출근시간대에 집회가 계속돼 인도와 차로를 참가자들이 사용함에 따라 시민 통행에 불편이 발생했다.

건설노조 광화문 행진
건설노조 광화문 행진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원 등이 21일 오전 불법 하도급 근절과 내국인 건설노동자 고용 대책을 촉구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2017.6.21
leesh@yna.co.kr

경찰은 바뀐 기조에 따라 충실히 집회를 관리했다는 입장이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다 보면 발생하기 마련인 다른 시민 불편에 무작정 눈을 감을 수도 없어 고민스럽다는 반응이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집회할 권리는 당연히 보장해야 하지만, 시민들이 통행할 권리도 있으니 어느 수준에서 균형을 맞출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이틀간 하필 출퇴근시간대에 집회와 행진이 있어 시민 불편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어느 성향의 단체가 집회하든 위법행위나 질서 문란행위는 경찰이 개입해 제지해야 한다는 원칙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그래야만 경찰 공권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는 인식이 확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이 이달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새 정부 들어 노동계의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고, 그에 따른 각종 집회도 열릴 것으로 예상돼 경찰이 얼마나 세련된 집회관리를 보여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기조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인 만큼, 사전에 주최 측과 충분히 접촉해 행진 시간대를 조정하거나 시민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경찰의 적극적인 역할이 한층 중요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리자급 경찰관은 "집회의 자유 보장에 따른 일부 불편은 다른 시민들의 양해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집회마다 규모와 양상이 달라 일률적 기준을 정하기란 불가능하지만 균형을 맞출 방법은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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