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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에 수백만원대 무허가 의료기기 판매한 업자 구속영장

송고시간2017-06-21 09:56

3년간 30억대 매출…경찰 "사실상 불법 다단계 판매 형태 영업"

550만∼990만원 고액 가입비 낸 회원만 기기 유통…판매 안 돼 피해 속출

구로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로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 최대 1천만원에 가까운 고액 가입비를 낸 회원에게 무허가 의료기기를 제공한 뒤 불법 판매 영업을 벌여 수십억대 매출을 올린 방문판매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다수 회원은 평범한 주부나 영세 사업자여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및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방판업체 A사 대표 이모(54)씨와 이 업체 간부 박모(56·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을 도운 회사 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4년 8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영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안마기 등 무허가 의료기기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이 기간에 매출 약 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회원 중에서도 1인당 가입비 550만∼990만원을 낸 회원에게만 자사 의료기기를 지급해 판매하도록 허용했다.

회원들은 이른바 '도매가'로 A사에서 의료기기를 사들인 뒤 방문판매 때 2배가량 가격을 높여 차익을 남기는 수법으로 영업에 나섰다.

그러나 상품 평판이 좋지 않아 영업 실적은 미미했던 것으로 조사 결과 파악됐다. A사의 전체 회원은 1천여명 규모로 대다수 회원은 평범한 주부였으며 일부 영세 사업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사는 한 번 수령한 상품의 환불을 거의 허용하지 않아 판매 실패에 따른 부담은 회원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50대 회원 B(여)씨는 "제품이 못 쓸 정도로 하자가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매번 판매에 실패했다"면서 "현재 제품 2천만원 어치의 재고 부담을 안고 있고, 다른 회원은 4천만원 이상의 개인 손실에 허덕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사 교육에서는 지난 정부가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하나로 회사 사업을 지원한다고 소개해 관심을 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A사는 회원당 66만∼99만원을 받고 체형 관리와 관련한 자격증도 발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자격증은 인허가·감독 당국의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아 공신력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회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사는 수익 구조상 하위 판매원 모집이 일정 단계 이하로 제한되는 '후원 방문판매업체'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불법 다단계 업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됐다"고 말했다.

iam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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