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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아들·재벌 손자 학교폭력 논란…진상조사 여론 비등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물비누 먹여" 주장에 학교 쪽 "아이들 장난"
학폭위 부실 운영도 도마에…서울교육청 "문제 드러나면 엄정 조처"
연예인 아들·재벌 손자 학교폭력 논란…진상조사 여론 비등 - 1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학교폭력에 연루됐는데도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피해 학생 측이 등교를 거부하며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데도 학교 측이 '아이들 장난'에 불과했다는 결론을 내리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서울의 사립초등학교인 A학교 수련회에서 3학년 학생 4명이 같은 반 학생 B군을 때린 사건이 발생했다.

B군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가해 학생들이 B군에게 담요를 뒤집어씌우고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렸으며 물비누를 먹였다고 주장했다.

가해 학생 가운데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윤손하 씨 아들이 포함돼 있었지만 가해자 명단에서 빠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B군 어머니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로 구성된 학폭위를 열었다.

하지만 학폭위는 조사 결과 대기업 총수의 손자는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나 가해자에서 제외했고, 이번 사건 자체가 아이들 장난일 뿐 학교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라고 교육청에 보고했다.

그러나 B군 어머니는 재벌가 손자 등이 연루돼 학교가 사건을 축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논란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자제 등 부유층 학생의 잘못을 학교가 나서서 덮어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짙다.

한 누리꾼(아이디: JS5****)은 "사건 이후 어른들 행동이 문제"라며 "돈 많으면 면죄부 받는다는 사실을 조기교육 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배우 윤손하 씨 소속사는 입장자료를 내고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기사 내용이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 악의적으로 편집돼 방송으로 나간 점은 유감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소속사는 B군을 이불 밑에 가두고 폭행했다고 알려진 내용은 짧은 시간 장난을 친 것이었고, 폭행에 사용됐다고 보도된 야구방망이도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다고 해명했다.

물비누 역시 살짝 맛을 보다 뱉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는 "치료비는 처음부터 책임지겠다고 했으나 바디워시(물비누)를 강제로 먹인 것 등을 인정하라는 진술은 수차례 조사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변명하는 인상을 준 듯한 이런 입장 표명은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한 누리꾼(아이디: KYY****)은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전형적인 멘트가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거다', '장난친 거다' 등이다"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해도 피해 학생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NOO****)은 "'아이를 잘못 가르쳤습니다.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다면 일이 이렇게 안 커졌을 것"이라며 "대통령도 국민이 내려가라면 내려가는 시대에 유명인이고 재벌이라고 귀족인 듯 저러는 것(옳지 않다)…분명하게 처벌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사건이 부유층에 대한 '면죄부 의혹'으로 번지자 윤손하 씨는 하루 만에 다시 입장자료를 내고 진화에 나섰다.

윤 씨는 "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우리 가족의 억울함을 먼저 생각했던 부분 사죄드린다"며 "저의 미흡한 대처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진심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서울시교육청과 산하 중부지원교육청은 A학교를 대상으로 19일 특별장학에 들어가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폭력 사건 처리 과정과 절차의 적정성, 사실관계 등을 확인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감사 실시 등 엄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아이들 장난'으로 결론 내린 학폭위 판단은 물론, 학폭위 운영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폭위는 초·중·고교에서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하는 기구다. 2011년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전국 모든 학교가 설치하게 됐다.

학교가 학교폭력을 축소하는 것을 감시한다는 취지로 위원의 절반 이상은 투표를 통해 선출한 학부모가 참여한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피해·가해 학생과 본인 자녀의 관계를 고려해 참여를 꺼리거나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등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2014년 인천에서는 한 남자 중학생이 다른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에 대해 가해 학생 학교의 학폭위가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결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5년 기준 인천지역 학교의 학폭위원(4천299명) 가운데는 학부모(2천438명)와 교원(1천292명)이 80% 이상이었다. 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자 초빙한 전문가는 경찰 507명(11.8%), 법조인 45명(1.0%), 의사 8명(0.2%), 청소년 전문가 9명(0.2%)에 불과했다.

cin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8 22: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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