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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통' 상권1번지는 옛말?…임대료 부담에 빈 점포 느는 종각

대형 프랜차이즈도 하나둘 떠나…인사동으로 '점포 공동화' 번질 조짐
종각 젊음의 거리
종각 젊음의 거리(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종각 젊음의 거리 초입에 있는 대형 매장은 6개월 이상 빈 채 세입자를 찾고 있다. 외벽에 '임대' 알림판을 크게 써 붙인 모습. 2017.6.18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직장인들이 퇴근을 서두르는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종로1가 종각 '젊음의 거리' 초입의 4층짜리 건물 현관에서 한 노숙자가 잠을 청하고 있었다. 대형 안과가 들어서 있던 건물은 벌써 4년째 텅 비어있다.

이 건물을 시작으로 대로변에 들어선 상가건물 5곳의 1층 점포에서 '임대'라고 써 붙인 플래카드만이 행인을 맞고 있다. 1층부터 전체가 빈 상가건물도 3곳이다.

직장인들의 저녁 식사·회식 행렬이 잇따르던 종각 상권이 '전성기' 시절의 활기를 잃은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대로변 1층 대형 매장까지 6개월 이상 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변 상인들은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아져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마저 못 버티고 떠났다"며 "이후 임대료가 어느 정도 내렸는데도 상권 활력이 떨어져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붙은 1층 대형매장
'임대문의' 플래카드가 붙은 1층 대형매장(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종로 대로변에 있는 1층 대형 매장이 빈 채 세입자를 찾는 모습. 2017.6.18

보신각부터 탑골공원까지 이어지는 대로 300m를 따라 형성된 종각 상권의 중심은 '피아노 거리'다.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음식점·술집이 밀집돼 있다.

의류브랜드 '뱅뱅'은 피아노 거리 초입에서 2014년 3월부터 258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운영했지만 올 초 철수했다. 이후 매장은 계속해서 비어있는 상태다.

뱅뱅 관계자는 "매장을 철수한 것은 임대료 때문"이라며 "브랜드 홍보 효과를 생각해 종로 대로변에 매장을 크게 냈지만, 임대료가 계속 오르니 감당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마노핀도 2014년 7월부터 4층짜리 건물 전체를 빌려 80평 규모 매장을 운영하다 2016년 11월 접었다.

마노핀 관계자는 "마노핀 콘셉트를 지하철역 내 소규모 매장으로 잡고 있어 카페 형태 매장을 철수했다"면서도 "매장 철수가 임대료와 아예 연관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들 매장의 철수 시기는 종각 상권의 임대료 급등기와 일치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종각 상권의 상가 임대료(보증금 제외) 평균은 2014년 1월 ㎡당 4만3천원에서 2015년 4월 7만1천원까지 뛰었다. 임대료가 1년여 만에 65% 뛴 것이다.

버티지 못한 매장이 하나둘씩 떠나자 임대료도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평균 ㎡당 6만5천원에서 올해 1월 4만5천원이 됐다. 다시 3년 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이다. 종각 상권을 찾는 직장인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그러나 떠난 가게들이 돌아오지 않는 것은 가게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매출액을 고려하면 임대료가 아직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비어있는 상가 건물
비어있는 상가 건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종각 '젊음의 거리'에 위치한 한 상가 건물 전체가 빈 채 세입자를 찾고 있다. 2017.6.18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 매장이 입주해 있다가 나간 상가건물 관계자는 "보증금을 1억원 내리고 월세도 60% 이상 깎았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 건물 1층 매장에 6개월 넘게 세 드는 가게가 없다.

서울시가 만든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자료를 보면, 종각 젊음의 거리에 자리 잡은 외식업체의 월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12월 5천439만원으로 1년 새 11% 감소했다. 이는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이용한 매출액 추정치다.

휴대전화 매장의 평균 매출액은 2015년 12월 8천116만원에서 지난해 12월 5천592만원으로 31% 줄었다.

의류 매장은 2억2천835만원에서 1억3천792만원으로 월 매출액이 40% 급감했다. 화장품 가게 평균 매출액(지난해 12월 2천743만원)도 19% 줄었다.

문제는 종각 상권의 활력 저하가 인근의 인사동 상권까지 번질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상황에서 상가 임대료는 요지부동이라 이를 버티지 못한 상인들이 하나둘 인사동을 떠나고 있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치솟은 임대료가 더 내려가지 않는다면 종각 상권의 점포 공동화 문제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빈 점포가 바로바로 채워지지 않으면 활기가 떨어져 상권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8 06: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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