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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나 봤는데" 1시간 먹통 된 고속철도 관제시스템

코레일 "해킹 가능성 없는 것으로 판단"…서버 다운 원인 조사

(대전=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16일 밤 발생한 코레일 고속철도 관제시스템(CTC) 장애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하거나 열차운행의 장시간 중단 등으로 이어진 대형사고는 아니지만, 첩보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실제 현실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대전 코레일 본사 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 코레일 본사 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부선과 호남고속선, 수서고속철도 등 국내 전체 고속철도망을 한 화면에 보여주며 열차 안전운행에 필수적인 관제를 담당하는 심장부의 전광판이 먹통이 된 것은 시스템 도입 이후 사실상 처음인 데다 먹통상태가 장기화할 경우 고속철도 안전운행에 엄청난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볼 때 해킹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서버 다운의 원인을 찾는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사고는 국내 전체 고속철도 관제를 담당하는 서울 구로 관제센터의 관제서버인 '고속 콘솔서버'에 장애가 생기면서 시작됐다.

구로 관제센터와 대전의 코레일 본사 종합상황실(관제운영실)에는 대형 화면으로 국내 고속열차 운행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구로 관제센터에는 85명, 코레일 상황실에는 25명의 관제사가 각각 근무하며 고속열차 운행상황을 통제한다.

엄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공간인 만큼 이들 관제센터에는 외부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오송역에서 지연보상금 받으려는 승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송역에서 지연보상금 받으려는 승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제센터 전광판에는 경부선과 호남고속선, 수서고속철도 등 전체 고속철도망과 모든 역, 일련번호가 붙은 열차의 운행현황이 모두 표시된다.

하지만 이날 오후 9시 40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광판의 열차 번호표시가 깜박깜박하며 사라졌다.

개별 역과 철도노선의 신호상태는 모두 정상이었지만 관제센터의 전광판이 꺼지면서 특정 열차가 특정 역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구로 관제센터 직원들이 개별 열차 기관사와 각 역의 로컬 관제사들과 일일이 무전 교신을 하며 열차 도착과 출발 여부를 파악해야 해 열차운행이 줄줄이 지연됐다.

열차가 전광판에 표시되지 않는 현상은 수서고속철도 동탄역 부근에서부터 시작됐으며, 경부선 천안아산역과 오송역 사이 구간에서 열차운행이 집중적으로 지연됐다.

코레일은 관제시스템 전광판의 스위치를 껐다가 다시 켜는 등 재부팅과 응급조치를 통해 사고 1시간 만인 10시 36분께 전광판을 다시 가동하고 열차운행도 정상화했다.

서버가 다운된 구로 관제센터는 2005년부터 운영됐으며, 운영 이후 이와 같은 장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대전 코레일 본사 관제운영실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철도 관제업무를 위임받아 구로 관제센터를 지휘하며 철도 운행상황을 통제한다.

코레일은 전광판을 운영하는 외주 협력업체를 상대로 정확한 장애 발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천둥과 악천후 등으로 특정 역의 관제에 장애가 발생하는 사례는 있지만, 관제시스템 전반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며 "아직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해킹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본다"며 "서버가 다운된 것이 전력 문제 때문인지, 서버 자체의 문제인지, 신호체계의 문제인지를 정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사결과를 분석하는 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SRT 열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SRT 열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사고로 운행이 지연된 열차는 KTX와 SRT를 포함해 모두 34대에 달했다. 상행선이 16개, 하행선이 18개였다.

ye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7 11: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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