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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도 구조가 필요하죠"…책 쓰고 연구하는 소방관

송고시간2017-06-16 14:25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위기 순간에 재난 현장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

하지만 정작 소방관들의 위기에 도움을 줄 손길은 거의 없다. 사회생활을 하며 겪는 개인적 고난에 재난 현장에서 보고 들은 참혹한 기억이 더해져 마음의 병으로 이어진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소방관도 부지기수다.

이런 동료들을 돕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고, 책까지 저술하는 현직 소방관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박승균 소방관은 지난 4월부터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의 PTSD(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전담 TF 팀 '소담'을 이끌고 있다.

소담은 직접 관내 현장 소방관들을 찾아다니며 상담을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한다. 상담 요청을 받기도 하고, 먼저 소방서에 찾아가 힘들지만 내색 안 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모든 소방서에서 소방관들의 PTSD 치유에 노력을 기울이지만, 소담처럼 전담팀을 운영하는 것은 전국 소방본부 중 최초이며 현재까지 유일한 사례다.

경기도북부소방재난 본부 박승균 소방관
경기도북부소방재난 본부 박승균 소방관

"매일 각 지역에 있는 소방서를 찾아 상담 활동을 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며 "참혹한 현장에서 얻은 충격부터, 결혼, 가족문제 등 개인적 고민까지 동료들의 수많은 고민을 듣고 상담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구리와 남양주 등 소방서에서 재난 현장을 뛰던 박 소방관이 소담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된 이유는 그의 독특한 이력 덕분이다.

주로 화재 현장에서 활약하던 박 소방관은 현장에서 얻은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안타까웠다.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지난해 광운대학교 상담복지정책대학원에서 상담심리 치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상담심리학 지식으로 동료를 도운 공로를 높이 평가받은 그는 지난해 한국화재보험협회가 주최한 제43회 소방안전봉사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소방관은 처음 본 참혹한 현장을 평생 잊지 못합니다"라며 "그런 트라우마가 별 조치 없이 쌓이면 결국 폭발하게 되는데 이런 동료를 구조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고 설명했다.

소방관 심리상담에 집중하고 있지만 화재예방, 시민의 안전 등 현장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 올해 4월에는 위급 상황 시 구조대가 오기 전에 할 일 등에 대해 안내한 책 '골든타임 1초의 기적'을 발간하기도 했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 힘들지만 가장 보람된다"는 그는 "소담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일반 시민의 안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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