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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독일의 '사실상 식민지'인 이유"

채권단 여론 불구 독일 반대로 핵심 해결책 진전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비톨트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최근 정치매체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사실상 식민지"라고 말했다.

바슈치코프스키 장관은 폴란드는 결코 유로화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를 되풀이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강대국이 즐비한 유럽연합(EU), 유로화를 공동통화로 채택한 유로존에서 국가채무 과다 등으로 사실상 경제적 주권의 중요한 수단들을 잃어버린 그리스의 현 상황을 같은 약소국 입장에서 관찰한 결과 나온 것이다.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간)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필사적으로 채무탕감을 받으려 하는 그리스 정부가 독일 선거와 정치에 인질이 되어버린 상황"을 자세하게 살펴보면서 "그리스가 독일의 '사실상 식민지'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치프라스 총리가 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끊임없이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이 문제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서 다룰 일"이라고 답변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끝없이 되풀이되는 구제금융 위기 해결을 위해 갖은 노력을 해왔으나 유럽 내에서 무엇보다 독일에선 존경보다는 오히려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며 사례들을 전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15일 그리스에 70억 유로를 추가 지원키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반대자 중의 한 명인 독일 재무장관은 13일에야 비로소 지원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리스 국채위기는 정부와 지도자, 국민이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도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또 그리스 국가부도와 유로존, 나아가 EU 탈퇴는 유럽 전체와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그동안 그리스 국채 만기를 연장해주거나 이자 부담을 낮춰 주는 등의 지원을 해주면서 대신에 그리스 측에 가혹한 구제금융 대가를 요구해왔다. 당초 이에 반발하며 합의를 여러 차례 어겼던 그리스 정부. 특히 좌파 정권도 이미 오래전부터 채권단의 요구를 대체로 수용해왔다.

하지만 그리스 채무위기와 이에 따른 문제 해결의 핵심은 상당한 수준의 채무탕감이라는 것이 국제 채권단과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그것이 나머지 빚이라도 일정 부분 돌려받고 그리스는 물론 유로존 등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견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년여 전부터는 이런 방안을 지지하면서 유로존이 채무탕감에 공동참여하지 않으면 IMF는 그리스 구제금융에 불참할 것이라며 압박해왔다. 급진적 시장경제 위주 정책을 추진하는 우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신임 프랑스 대통령도 이를 지지했다.

그럼에도 일부 유로존 국가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채권국인 독일은 요지부동이다.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유권자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세금으로 그리스 빚을 탕감해주는 일은 안된다는 여론이 훨씬 크다.

IMF는 최근 기존 방안에서 약간 물러서 타협안을 내놓았으나 역시 핵심은 유로존(실질적으론 독일)이 일정 부분 채무탕감을 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하지만 폴리티코는 오는 9월 독일 총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메르켈 총리 정부가 이런 회생방안에 동의, 타결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그동안 치프라스 총리는 '식민지 주인님들'이 원하는 것을 경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choib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5 17: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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