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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흐르는 물이 녹조까지 밀어내진 못했다

녹조 알갱이 얕고 넓게 퍼져…"이제 녹조 시작인 듯"

(함안·창녕·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흐르는 물은 녹조까지 밀어내진 못했다.

낙동강은 시퍼런 멍 같은 녹조를 가득 품고 있었다.

낙동강 물 색깔이?
낙동강 물 색깔이? (창녕=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5일 오전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교 일대 낙동강에서 녹조가 관찰되고 있다. 2017.6.15

15일 오전에 찾은 낙동강 본류와 지류 곳곳에서는 녹조를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올해 첫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된 경남 창녕함안보에는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녹조가 보를 통과해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퍼져 있었다.

정부는 해마다 기승을 부리는 녹조 대책의 하나로 이달 1일 이곳 수문을 개방, 수위를 5m에서 4.8m로 낮췄다.

하지만 강은 이날도 곰팡이처럼 피어오른 녹조 알갱이가 범벅인 채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물고기 이동 통로인 어도에도 녹조 알갱이가 넘쳤다.

녹조가 막 심해지기 시작한 참이었다. 녹조 띠가 기름 덩어리처럼 뭉쳐 강가에 떠 있거나 잔디밭처럼 진한 녹색은 아니었다.

녹조 알갱이는 얕고 넓게 강 전체로 퍼져 있었다. 이 때문에 멀리서 바라보면 육안으로는 녹조를 확인하기 힘들 정도였다.

식수로 이용되는 취수장 인근 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함안군 칠서취수장도 함안보와 마찬가지로 녹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취수장 측은 녹조 유입을 막고자 취수장 입구에 물레방아 형태의 '로스타'(rostor)를 가동 중이었다.

로스타는 공전하는 자동차 바퀴처럼 회전하며 밀려드는 녹조를 다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합천창녕보 인근 녹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합천창녕보 인근 녹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낙동강네트워크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이번에 개방한 수준으로는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며 "수위를 2∼3m 수준으로 낮춘 뒤 장기적으로 보를 완전 철거해야 녹조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8일 수질예보제 관심 단계가 올해 들어 처음 발령된 합천창녕보에서도 녹조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낙동강환경청에 따르면 이달 8일 합천창녕보 남조류 세포 수는 5만9천783cells/㎖로 이달 5일 기준인 5만515cells/㎖보다 더 늘었다.

이를 방증하듯 합천보도 함안보와 마찬가지로 녹조 낀 물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보를 통과해 흘러가고 있었다.

수문 개방 뒤에도 여전한 녹조와 관련해 수자원공사는 '권한이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문 개방과 관련해서는 국토부나 환경부 등 관계기관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닌 만큼 향후 관계기관의 판단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녕군 남지읍 남지교 주변에는 녹조 낀 강에 낚시를 즐기러 온 낚시객 4명이 모여 있었다.

녹조가 퍼진 강에서 물고기가 살 수 없다는 것은 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강 쪽으로 낚싯대를 던져놓은 뒤 낚시에는 신경을 끄고 둘러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잡담을 하며 소일했다.

낙동강에서 30년간 낚시를 했다는 김모(64)씨는 "녹조가 끼면 낚싯대를 던져놔도 입질 한번 느끼기 힘들다"며 "4대강 사업 이전엔 녹조도 별로 없어 잉어가 많이 잡혔는데 지금은 평상시에도 예전의 절반 수준밖에 잡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년과 비교하면 녹조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게 그래도 수문 개방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게 아니냐"며 "지금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고 녹조를 진짜 없애고 싶다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합천창녕보 인근 녹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합천창녕보 인근 녹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모(66)씨는 "지금은 그나마 녹조 상태가 나은 편이지만 기온이 더 올라가면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며 "지금은 물고기 잡는 것을 기대하기는 커녕 몸에 좋지 않을까봐 물속에 손을 담그는 것도 피한다"고 말했다.

말을 끝낸 박 씨는 낚싯대 훅에 미끼를 끼운 뒤 강 저편으로 낚싯대를 힘차게 던졌다.

고요하게 흐르는 강 표면 위로 드러난 입질 없는 낚싯대 부표가 녹조 머금은 물속에서 약하게 흔들렸다.

home12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5 1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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