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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부동산 등 현안 산적…한달넘게 손놓고 있는 금융당국

금융위원장 인선 난항 등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 탓

(서울=연합뉴스) 이 율 홍정규 기자 =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급증해 관리 강화가 시급하고, 새 정부 들어 급등한 부동산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등 긴급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정작 금융당국은 한 달 넘게 손을 놓고 있다.

금융위원장 인선에 난항이 지속돼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의 4월 '가계부채 점검회의'[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위의 4월 '가계부채 점검회의'[연합뉴스 자료사진]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간부들과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 중앙회, 여신전문금융협회, 농·수·신협과 산림조합,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등이 참석하는 가계부채 간담회를 공지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금융위가 집계한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전반의 가계부채가 10조원 늘어 증가폭이 올들어 최대로 확대됐지만, 관련해 간담회에서 언급할만한 내용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한국의 가계신용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천359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이래로 3분기 동안 102조원이나 불었다.

여기에 4월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액 7조2천억원과 5월 10조원을 더하면 1천400조원에 육박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승이 이어지면 가계 빚이 많은 가구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해 실물경제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관리 주무부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난 1일 청와대에서 연 대통령·수석보좌관 회의에서 8월 중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LTV·DTI 규제 조정안 발표-아파트(PG)
LTV·DTI 규제 조정안 발표-아파트(PG)[제작 이태호]

금융당국은 내주 발표가 임박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8월 도입한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를 어떻게 할지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결정해야 한다. 작년에는 일찌감치 완화 연장 결정이 나 5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쳐 연장됐다.

이 밖에 신규분양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한 DTI 규제 적용 여부와 새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DTI 대신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도입 여부 등도 시급한 검토대상이다. 이는 모두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죄는 효과가 있는 정책들이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우리은행[000030] 민영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에 대해서도 정책 방향을 빨리 정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서로 손발을 맞춰야 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 내용조차 공유하지 않는 등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아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금융감독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양 기관의 원활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같이 금융당국이 긴급현안에 손을 놓게 된 배경에는 리더십 공백이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선 전날 다른 장관들과 함께 사표를 냈지만, 후임 위원장 인선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애초 경제관료 출신이 금융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사정기관 검증을 거쳐 내정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증 단계에서 인사청문회 때 문제 될 만한 사안이 불거졌거나, 본인의 고사 등으로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임사하는 김석동 위원장
이임사하는 김석동 위원장(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석동 금융위원장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2013.2.25
saba@yna.co.kr

최근에는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행정고시 23회)가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을 인정받아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경기고등학교 동기 졸업생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력히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위원장을 한 차례 역임(2011∼2013년)한 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26회)와 행시 기수가 역전되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게 주변 인사들의 전언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경제부총리 등으로 입각설이 나올 때마다 사석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고, 나는 역사 공부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플랜B'로 최종구 수출입은행장(행정고시 25회), 김광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행정고시 27회), 윤종원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행정고시 27회),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행정고시 28회), 진웅섭 금융감독원장(행정고시 28회) 등이 거론된다.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장을 지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등 민간 출신의 기용설도 있지만, 민간 출신의 경우 정책 실무를 다뤄본 경험이 적고 조직을 장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2008년 민간 출신의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임명됐지만, 금융위기 해결사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이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할 위원장이 공석인 데다, 차기 위원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부위원장 이하 인사의 규모와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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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lsid@yna.co.kr, zhe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5 06: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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