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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폐쇄] 폐연료봉 처리 난제

송고시간2017-06-15 07:00

2024년 사용후 핵연료 포화…임시 건식시설 보관할듯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고리원전 1호기가 오는 18일 자정부터 영구정지에 들어가지만 원전의 위험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자료사진]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내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저장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는 고열과 함께 강한 방사능을 내뿜는 핵폐기물이다.

고리 1호기에는 사용후핵연료(폐연료봉)를 임시로 저장하는 수조가 있다.

고리 1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은 폐연료봉 기준으로 562다발(1다발은 179개)이다.

현재 임시저장 수조에 364다발을 보관하고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되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폐연료봉 121다발을 추가해 485다발을 저장하게 된다. 저장용량 대비 포화율은 86.2%로 올라간다.

고리 1호기를 해체하려면 임시저장 수조에 폐연료봉을 2022년까지 5년간 안전하게 보관하고 나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6개 원전으로 구성된 고리원전 전체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은 7천994다발이다.

현재 5천903다발(포화율 73.8%)을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데 고리1호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발전소의 평균 포화율은 73.3%에 이른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D-3
고리1호기 영구정지 D-3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안에 있는 고리1호기(맨왼쪽).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58만7천㎾급)는 오는 18일 24시(19일 00시) 영구정지된다. 2017.6.12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24년이면 고리원전 내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시설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가동 중인 고리 2∼4호기의 설계수명 만료 시점은 각각 2023년 4월, 2024년 9월, 2025년 8월이다.

고리 2∼4호기가 설계수명대로 가동하고 정지에 들어간다면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더욱 부족해진다.

중수로형 원전(월성원전)이 고리원전보다 빠른 2019년부터 포화에 들어가고 경수로형인 한빛원전도 2024년 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영구처분장이 없어서 생긴 문제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8년까지 영구처분 시설이 들어설 부지를 선정하고 2053년 영구처분시설을 가동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 차원의 기본 관리계획을 지난해 7월 마련했다.

사용후핵연료를 영구 처분하는 시설이 생길 때까지 기존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건식 저장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점인 2024년까지 건식저장시설을 만들어 임시저장 수조에 보관 중인 폐연료봉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폐연료봉을 건식으로 저장하는 이 시설은 중간저장시설이 생기는 2035년까지 운영되는 임시 시설이다.

하지만 기장군과 주민은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위험시설인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유치할 지방자치단체가 없으면 건식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처분 시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고리원전 1호기
고리원전 1호기

[촬영 조정호]

원전소재 지자체 행정협의회장인 오규석 기장군수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이 선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 확충은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며 "기장군 울주군 일대가 세계 최고 원전 밀집지역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방사능 안전대책을 먼저 수립하고 주민과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갑용 고리원전안전협의회 위원장은 "고준위 폐기물은 방사선 종류에 따라 수십만년 동안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 500m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며 "사용후핵연료,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고리 1호기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이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은 계속해서 핵폐기물과 함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준위 폐기물을 중간저장하거나 영구처분하는 시설을 건설하기가 쉽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유창 동의대 인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교수는 "지질조사를 해서 사용후핵연료 처분 요건에 맞는 부지를 선정해도 해당 주민을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쉽지 않다"며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고준위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기술개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선진국이라고 해도 현재 특별한 대안이 없다"며 "스웨덴과 핀란드 정도가 심층처분장(지하 매설하는 방식)을 구해 현재 준비단계에 있는 정도이고 다른 나라도 원전 내 저장조나 건식저장시설에 폐연료봉을 임시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자력을 쓰는 36개 나라 중에서 사용후핵연료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며 "대안이 있을 수 없고 안전하게 잘 보관해서 후세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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