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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난민수용 거부한 폴란드·체코·헝가리에 제재 돌입

송고시간2017-06-14 10:48

"예외없이 지킬 법·도덕 책무" vs "국민구성 결정할 회원국 주권"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유럽연합(EU)이 난민 분산수용 정책을 거부하고 있는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3개 회원국을 상대로 제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가디언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들 3개국을 상대로 2015년 EU가 결정한 난민수용 정책을 이행하지 않는 데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등의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EU 집행위원인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는 "재할당 정책은 선택이 아니라 도덕적인 책무"라며 "이미 법적 의무가 집단적으로 합의돼 집단적으로 예외없이 이행돼야 할 법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EU는 역내에 이탈리아와 그리스에 수용된 16만 명의 난민을 역내 국가에 분산시키려 하고 있으나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의 비협조로 지금까지 2만 명만 분산됐다.

더구나 불가리아는 배당된 1천302명의 난민 가운데 47명만 수용하는 등 일부 국가들은 시늉에 그치고 있다.

이탈리아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이탈리아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

지문 스캐너와 통역사의 부족 등 기술적인 문제도 걸림돌이 돼 왔다.

이에 EU 집행위원회와 독일 정부는 역내 국가들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해왔다.

아브라모풀로스는 제재 대상으로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등 3개국을 지목한 데 대해 "이들 국가는 지난 1년여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톨드 바슈치코프스키 폴란드 외교부 장관은 EU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난민 캠프에 있는 이들의 대다수는 난민이 아니라 이민자"라며 "이민자를 재할당하는 문제는 특정 국가의 인구구성, 노동시장 흡수 가능성에 달린 까닭에 회원국 국가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민자를 수용하지 않으면 EU 기금이 삭감되는 등 재정적인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EU의 경고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콘라트 시만스키 폴란드 유럽의회 의원은 폴란드가 EU의 외부국경 보호를 도와 이주 문제에 EU와 연대해왔다고 자국 역할을 강조하면서 제재 심판이 이뤄질 유럽사법재판소에서 이런 입장을 변론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EU 집행위의 결정 때문에 회원국들이 난민정책과 관련해 필요한 정치적 타협을 도출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이고 EU 내 결속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헝가리와 체코의 태도 역시 완강하다.

헝가리는 난민 할당제를 국회 동의 없이 받아들이겠느냐는 안건을 놓고 지난해 10월 국민투표를 추진했으나 투표율이 50%를 밑돌아 투표가 무효화되기도 했다.

내년 총선에서 네 번째 총리직에 도전하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EU가 "테러리스트에 개방돼 있다"면서 "불확실한 유토피아를 위해 우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밀란 초바넥 체코 내무부 장관은 최근 "난민 할당제는 어떤 문제도 풀 수 없다"고 지적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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