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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전등도 못 켜"…홀몸 노인 돕는 마을 맥가이버들

송고시간2017-06-14 09:47

이웃 돌보는 광주 상무2동 주민들, 크라우드펀딩으로 부족한 활동비 모금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불을 켜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서 어둠을 견딜 수밖에 없는 어르신에게 '빛'을 나눠주세요."

광주 서구 상무2동에서 홀몸 노인이 사는 집을 찾아다니는 '쌍쌍일촌 맥가이버'가 14일 특별한 크라우드펀딩 모집에 나섰다.

광주 서구 상무2동에서 활동하는 쌍쌍일촌 맥가이버.
광주 서구 상무2동에서 활동하는 쌍쌍일촌 맥가이버.

[광주 서구 상무2동 제공=연합뉴스]

쌍쌍일촌 맥가이버는 건축, 설비, 전기 등 기술 분야에서 익힌 손재주로 재능기부활동을 펼치는 평범한 동네 사람들이다.

지역사회보장협의회에서 이웃이 이웃을 돌본다는 의미로 '쌍쌍일촌'이란 이름을 달고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팀 가운데 하나다.

이들이 크라우드펀딩 모금에 나선 사연은 수개월 전으로 거슬러간다.

쌍쌍일촌 맥가이버 위원장 서기수(58)씨는 낡은 텔레비전 화면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호롱불 삼아 단칸방 생활하는 박모(78·여) 할머니를 알게 됐다.

암 환자인 박 할머니는 스스로 몸을 일으켜 어른 가슴 높이에 달린 전등 스위치를 켜고 끌 수도 없었다.

서 씨는 어둠 내린 집안에서 전등을 쉽게 작동하도록 집안 전기기구와 가전제품을 통합 관리하는 무선리모컨을 박 할머니 집에 설치해줬다.

누워서도 전등불을 켜고 끌 수 있는 리모컨을 가슴에 품고 박 할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서 씨는 이 일을 계기로 박 할머니처럼 텔레비전 빛에 의지해 밤을 보내는 홀몸 노인을 찾아 나섰다.

딱한 처지와 낡고 비좁은 집에 도사린 누전의 위험도 외면할 수 없었고 '만능 리모컨'을 선물 받은 어르신은 40여명으로 늘어났다.

그와 함께 지역사회보장협의회에서 활동하는 이웃도 팔을 걷어붙였다.

재능을 보태거나 재료를 공급하며 쌍쌍일촌 맥가이버는 28명으로 불어났다.

해진 방충망을 고치고 물방울 떨어지는 수도관을 조이며 집안 곳곳을 손본 이들에게 노인들은 불편한 몸을 뒤척이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돕고 싶은 곳을 더 늘리고자 활동 범위를 상무2동에서 서구로, 서구에서 광주 전체로 넓히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십시일반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활동비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미뤄둔 생업도 걱정이다.

홀몸어르신 집에서 전등을 손보는 쌍쌍일촌 맥가이버 서기수 위원장.
홀몸어르신 집에서 전등을 손보는 쌍쌍일촌 맥가이버 서기수 위원장.

[광주 서구 상무2동 제공=연합뉴스]

쌍쌍일촌 맥가이버는 부족한 활동비를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하기로 했다.

서 씨는 "커피 한 잔 값으로 밝은 세상을 만들어달라"며 펀딩 참여를 호소했다.

소셜펀딩플랫폼 상상트리 해당 게시판(http://www.socialfund.co.co.kr/bbs/board.php?bo_table=reward&wr_id=32)을 방문하거나 후원 계좌(광주은행 141-107-336531)로 성금을 보내면 봉사활동에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 모금은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진다.

쌍쌍일촌 맥가이버는 목표액 500만원을 채우면 홀몸 노인들을 위해 화장실 바닥을 마루로 고치는 활동을 가장 먼저 시작할 예정이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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