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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 연상"…연극 '줄리어스 시저'에 뉴욕 시끌

송고시간2017-06-13 09:59

델타·BOA "선 넘었다" 후원 취소…"시대 초월한 작품·표현자유 존중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공연 중인 '줄리어스 시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닮은 주인공 줄리어스 시저가 무대 위에서 암살당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연극을 비꼬는 트위터를 올리는가 하면 기업들은 후원을 취소했다.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상영 중인 연극 '줄리어스 시저'에서 시저 역할을 맡은 그레그 헨리(왼쪽에서 두번째).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상영 중인 연극 '줄리어스 시저'에서 시저 역할을 맡은 그레그 헨리(왼쪽에서 두번째). [AP=연합뉴스]

13일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델타항공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은 11일(현지시간) 이 연극 후원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이 연극의 주인공이 트럼프 대통령을 닮았으며, 마치 대통령이 여성과 소수파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 보도를 리트윗하며 "이 '예술'이 얼마나 많은 세금의 지원을 받는지 궁금하다"며 "'예술'은 언제 정치적 발언과 행동으로 이어지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이 연극의 주인공 시저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을 닮았다. 길고 덥수룩한 금발에 검은색 정장 차림.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허리 벨트를 덮는 기다란 넥타이를 하고 나온다.

시저의 부인 칼푸르니아 역시 슬로베니아 출신인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처럼 슬라브어 억양이다.

극 중 시저는 정적들에게 암살당하는데, 이 장면이 마치 대통령 시해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다.

델타항공은 이 연극이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델타는 성명을 내고 "무대 장면이 델타의 가치를 담고 있지 않고 좋은 취향의 기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극을 연출한 퍼블릭 극단을 11년간 지원해왔던 BOA도 후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역시 극단을 후원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후원금이 '문제작' 줄리어스 시저 연극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뉴욕시 감사원장 스콧 스트링어는 델타와 BOA에 서한을 보내 '근시안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대를 초월한 문학 작품의 표현을 제한하는 결정은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작품이 '어느 시대든 사랑받는 고전'이라며 "즐기길 바란다"고 썼다.

뉴욕대 교수인 로런스 매슬론도 "50년간 가장 도발적이고 정치적인 작품을 해왔고, 그게 바로 '퍼블릭' 극단이라 불리는 이유"라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그는 "용감하지 않다면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라도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연출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극단 측은 "우리 작품은 폭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그 반대"라고 항변하고 있다.

극단 측은 "민주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공격하면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라며 작품을 둘러싼 논란 역시 건강한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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