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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만에 임시 주민등록증 생긴 한 촌로의 인생

(부안=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주민등록증 없이 75세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가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주민증을 선물 받게 됐다.

전북 부안군에 사는 정모(75) 할머니는 전남의 한 유복한 집에서 살다가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망과 어머니의 가출로 떠돌이 생활을 하며 파란만장한 생활을 해왔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부안군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안군청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돌고 돌아 부안 줄포면에 둥지를 튼 정 할머니는 그동안 주민등록증이 없어 몸이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했으며 공적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었다.

주변에서는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라고 권했지만 정 할머니는 기억하기 아픈 가정사 때문에 발급을 계속 거부한 채 '그림자'처럼 살아왔다.

젊은 시절 결혼했지만, 그때도 주민증을 발급받지 않았다.

남편이 10여년 전 숨지자 식당일과 남의 집 허드렛일로 생계를 이어갔다.

부안군은 지난해 8월 찾아가는 이동복지 민원상담 중 정 할머니가 주민등록이 없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온 사실을 파악했다.

공무원들은 한 달에 10여 차례 할머니 집을 찾아 주민등록증 발급을 권했지만, 할머니는 계속 거부했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지난 3월 정 할머니는 주민등록증 발급을 허락했다.

조사 결과 정 할머니의 친척은 전남 시골에 살고 있었으며 이들로부터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정 할머니는 이달 초 임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정식 주민등록증은 이달 중순 이후 발급될 예정이다.

부안군 관계자는 "정 할머니가 힘들었던 과거를 잊고 여생을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의료지원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sollens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12 16: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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