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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日, 후쿠시마 '안전' 외치지만 '불안'과의 전쟁은 진행형

송고시간2017-06-12 12:00

농수산물 계속 검사…원전 참화탓 현장선 황폐함 속 작업중

도쿄올림픽 앞두고 또 다른 '부흥' 노리는 분위기도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기준치를 넘어선 농수산물은 절대로 유통시키지 않는다."

"원전 부지의 95%에선 전면 방호복이 아니라 안전 조끼와 방진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이동할 수 있다."

후쿠시마(福島)현과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기자들에게 먹거리에 대한 검사와 원전 내 현황을 설명하며 안전을 수차례 강조했다.

도쿄(東京)역에서 신칸센(新幹線)을 타면 1시간반 정도 걸리는 후쿠시마(福島)현은 수려한 자연환경과 복숭아 산지로 유명하다.

그러나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미야기(宮城)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9의 대지진으로 쓰나미(지진해일)가 덮친 후엔 대형 원전사고의 또 다른 대명사가 됐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6년을 맞아 일본 포린프레스센터(FPCJ)와 외무성이 지난 8~9일 주일 한국 언론을 대상으로 공동 주최한 프레스 투어에 참가, 원전을 비롯해 현지를 둘러봤다.

◇ 8만명, 아직도 피난생활…"농산물 가격 회복 안 돼"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8일 방문한 후쿠시마 현청 건물에 '야구·소프트볼 경기 후쿠시마현내 개최'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8일 방문한 후쿠시마 현청 건물에 '야구·소프트볼 경기 후쿠시마현내 개최'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후쿠시마현청 건물에는 '야구·소프트볼 경기 후쿠시마현내 개최'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야구와 소프트볼 일부 경기를 이 지역에서 열기로 했음을 알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부흥 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고,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해 도호쿠(東北)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후쿠시마현은 한글로 된 자료까지 제시하며 현재 부흥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피난민 수는 2012년 5월 16만4천여명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있다지만 올해 2월 기준으로도 8만명이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후쿠시마 현 인구는 지진 발생 때 202만명에서 189만명으로 줄었다.

지난 4월 현재 피난지 면적은 371㎢로 후쿠시마 면적의 2.7%에 해당한다.

후쿠시마현에 따르면 후쿠시마시의 방사선량은 2011년 2.74마이크로시버트(μ㏜)에서 올해 0.17μ㏜로 감소했다.

일본 정부가 비교치로 제시한 서울의 작년말 방사선량은 0.12μ㏜였다.

고쿠분 마모루 후쿠시마현 부흥·종합계획과장은 "지진 직후엔 아동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고 여름에도 긴 소매 옷을 입혔지만, 이제는 지진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고쿠분 과장은 그러나 "농산물은 소문(피해)으로 회복이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가격도 전국 평균보다 싸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로부터 제염(오염제거) 작업이 언제 끝난다는 답변은 못 받았다며 "100%를 달성하기 위해 한걸음씩 간다"고 말했다.

◇ 잘게 썰고 검사하고…"수산물 11종 출하 제한"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8일 일본 후쿠시마현 농업종합센터에서 직원이 농산물 검사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지난 8일 일본 후쿠시마현 농업종합센터에서 직원이 농산물 검사 절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농수산물 모니터를 하는 후쿠시마현 농업종합센터에선 흙을 통한 방사성 물질의 유입을 차단한다며 검사실 출입 전 취재진의 촬영장비를 간이 측정기계로 검사했다.

내부로 들어가자 직원들이 칼을 이용해 검사 대상 농산물을 잘게 썰고 있다.

게르마늄 반도체 검출기 11대를 가동해 생산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샘플 150여점을 조사한다.

센터 측은 야생이 아닌 사람의 손에서 관리되는 대상물은 안전하다며 극소수 야생 식용식물과 버섯, 민물고기를 제외하면 기준치 초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방사성 세슘이 자연 반감되는데다 제염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쿠시마에선 2012년부터 모든 쌀 포대의 방사성 물질도 검사하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출하 제한은 최대 44종에 달했으나 이달 현재 11종에 대해 유지되는 상태다.

수산물도 바닷물 오염이 개선되고 어패류가 성장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농도가 저하된 것으로 당국은 본다.

현재는 시험조업이 시행 중인데, 어획량은 2016년의 경우 2010년 평균의 8% 수준이라고 한다.

농수산물 검사결과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된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2013년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자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후쿠시마의 경우 수산물 수출 비중이 작으며 이전에도 한국에 수출한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원전 내부선 6천명 작업중…"30~40년 더 걸려"

(후쿠시마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지난 9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후쿠시마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지난 9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들어가기 위해선 인근에서 별도의 버스로 갈아타고 입구까지 15분을 이동했다.

도쿄전력 측은 제1원전 부지 350만㎡ 중 95%는 안전 조끼를 입고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사이 버스가 통과한 귀환곤란지역에선 드문드문 건물이 붕괴해 철골구조가 드러난 채 방치돼 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바닷물을 포함해 방사성 물질이 감소했으며 오염수를 안정적으로 담기 위해 용접식 탱크를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1회(1일) 취재시 상한치는 100μ㏜로, 이는 도쿄와 뉴욕을 편도 비행기로 이동시 자연계로부터 받는 선량과 같다고 한다.

원전 입구에선 먼저 체내 방사선량을 측정, 정상치라는 점을 기계로 측정한 뒤 신분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했다.

양말 두 켤레, 장갑, 헬멧, 마스크, 안전 조끼, 별도의 신발을 착용하고 개인 방사선량계도 지참한 채 내부로 들어갔다.

이곳에선 원전 근로자 6천명에 도쿄전력 1천명 등 모두 7천명이 일한다.

근로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착용했던 장갑, 양말, 마스크를 지정된 공간에서 벗어 모아뒀다.

원전 부지에는 작업자를 안심시키고자 로봇 선랑계 100대가 설치됐다.

1호기로부터 80m 거리에 이르자 일렬로 늘어선 4호기까지가 한눈에 보였다.

(후쿠시마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이 사고 6년이 지났는데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후쿠시마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이 사고 6년이 지났는데도 건물 외부에 여전히 사고 흔적이 남아있는 모습.

녹슨 듯한 붉은 자국, 무너진 철근을 배경으로 작업자들이 이동했다.

복장이 다른 점을 빼면 마치 건설 현장이나 철조망이 늘어선 국경 근처를 연상케 했다.

2, 3호기 사이에 근접하자 포탄 공격을 받은 듯 벽면에 할퀸 것 같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탱크 구역과 바다 쪽 인접설비까지 둘러보고 다시 출입관리시설에 돌아와 보니 방사선량계는 20μ㏜를 기록했다.

도쿄전력의 대외 커뮤니테이션 담당자인 오카무라 유이치(岡村祐一) 부장은 "30년 걸리는 폐로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제1원전의 폐로와 오염수 대책과 관련, "30~40년 후의 폐지조치를 위해 착실히 진척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도쿄전력 측은 오염수 대책처럼 인류 역사상 처음 겪는 일에 대응하고자 원전 주변에 1천500m 길이 동토벽을 설치하고 차수벽을 두는 이중장치를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 올림픽 개최 시기를 목표로 삼아 2021년까지는 터빈내 모든 오염수를 제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저장된 총 오염수량은 99만t이지만 이를 증발, 매설, 화학적 분리 등 어떤 방법으로 배출시킬지에 대해선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4호기는 폐연료 추출작업이 종료됐지만 3호기는 추출작업 개시를 앞두고 있고, 1호기와 2호기는 올해 2~3월에서야 로봇을 이용한 내부조사가 이뤄졌다.

원전에서 차량으로 30분 떨어진 원격기술개발센터에선 폐로작업을 위한 로봇 시뮬레이션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연구 중이다. 재앙과 싸우면서 현지에서 관련 기술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충분한 연구를 위해선 현장 정보가 더 필요하고 대책을 위해선 일본뿐 아니라 각국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센터 측은 말했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후쿠시마 사고와 체르노빌 사고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일본에선 제염작업이 이뤄져 일정 부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오염토 저장 및 처리문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해법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고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강화된 원전 규제 기준에 따라 재가동에 필요한 지역 동의를 받은 곳은 서일본에서만 최근 네 곳으로 늘었다.

원전의 안전 문제는 요즘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9일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영구정지안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 전면중단과 건설 계획 백지화 등을 공약했다. 원자력학계는 원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불안이 확산했지만, 일본은 대외적으로 "이제 어느 정도 괜찮다"고 외치는 듯하다.

그럼에도 한쪽에서는 여전히 재앙과 싸우고 있고 사람들의 불안은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으며, 다른 쪽에선 다시 원전을 늘리는 대조적인 현장이 현재 일본의 모습으로 비쳤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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