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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은 뮤지컬 '드림걸즈'…잇단 공연 취소·배우 변경에 몸살

송고시간2017-06-12 07:30

뮤지컬 '드림걸즈' 내한 공연 [오디컴퍼니 제공]

뮤지컬 '드림걸즈' 내한 공연 [오디컴퍼니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지난 7일 오후 8시 직장 동료들과 함께 뮤지컬 '드림걸즈'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를 찾았던 임모(29)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공연 시작 후 약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갑자기 공연장에 불이 켜지면서 공연이 중단됐음을 알리는 멘트가 나온 것.

'주인공 중 하나인 '에피' 역의 배우가 건강상의 이유로 더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취지의 안내 멘트였다.

티켓 값의 110%를 환불해주겠다는 안내도 이어졌지만 바쁜 일상 중 애써 시간을 내서 찾은 공연장 나들이였기에 기분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임씨는 "환불 절차를 위해 줄을 서서 연락처를 주고 돌아왔다"며 "배우들의 상태가 안 좋았다면 미리 취소하거나 대체 배우를 세웠어야 할 텐데 너무도 황당한 경험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4월 4일 개막한 뮤지컬 '드림걸즈' 내한 공연이 잇단 배우 변경과 공연 취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일에도 공연 직전 취소를 결정해 관객들의 원성을 샀다. 일부 관객에게는 취소 연락도 제대로 가지 않아 극장에 헛걸음하는 경우도 있었다.

배우들의 건강 문제 등으로 정상적인 공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지난 8~9일 공연을 아예 취소한 뒤 10일부터 공연을 재개한 상황이다.

오디컴퍼니 관계자는 "'에피' 역을 맡은 배우 브리 잭슨이 다리를 다쳤고, 더블캐스팅된 브릿 웨스트는 위경련을 일으켜 잇따라 공연을 취소하게 됐다"며 "내부적으로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대처가 미흡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취소된 공연에 오셨던 관객들에게는 환불 또는 재관람 의사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오는 25일로 예정된 폐막일까지 최대한 공연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연 초반에는 잦은 캐스팅 변경으로 구설에 올랐다.

'커버'(주역 배우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대신 투입되는 배우) 배우들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뮤지컬 '드림걸즈'는 미국의 전설적인 흑인 R&B 여성 그룹 '슈프림스'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가수를 꿈꾸는 세 명의 흑인 소녀가 '드림즈'라는 그룹을 결성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흑인 소녀들의 이야기인 만큼 이번 내한 공연 배우들은 모두 브로드웨에서 활동 중인 흑인 배우들로 꾸려져 관심을 끌었다.

국내 제작사가 주도적으로 꾸린 프로덕션이라 '오리지널팀' 대신 '오리지널 소울(soul)' 등의 홍보 문구를 사용했다.

그러나 제작사의 미흡한 준비 등으로 잡음이 잇따르면서 외국 배우들의 내한 공연 자체에 대한 관객 인식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주역 배우들의 음악성 자체에는 별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이들의 컨디션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한 제작사 측의 대책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 교수는 "공연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출연을 못 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그 경우 커버 배우들이 무리 없이 무대에 설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그런 식의 대체가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배우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국 뮤지컬 시장 특성이 이 같은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객들이 '메인 배우'만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보니 제작사들도 주역 캐스팅에만 집중하고 커버 배우 연습 등에는 소홀히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공연업계 관계자는 "제작사에 일차적 원인이 있긴 하지만, 한국 관객들이 너무 '메인 배우'에 집착하는 경향도 있다"며 "배우가 아닌 작품을 보러 가는 것인데, '커버 배우로 바뀌었기 때문에 환불을 해달라'는 식의 요구는 한국에서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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