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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일본 총리 특사의 부적절한 언행 아쉽다

송고시간2017-06-11 17:58

(서울=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특사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방한 중이다. 니카이 특사는 총 360명에 달하는 대규모 특사단을 이끌고 와 나흘간의 일정을 소화 중이다. 12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아베 총리의 친서를 직접 전달하고 한일관계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아베 총리를 접견한 데 따른 답방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니카이 특사에게 "한국은 상당히 중요한 이웃"이라며 정상회담 성사를 당부했다고 한다. 니카이 특사의 방한이 위안부 합의 등 과거사 문제를 놓고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되길 바란다.

일본 집권 자민당 내 실질적인 이인자인 니카이 특사는 당내에서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강경 우익 성향 인사들이 득세한 상황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월 부산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문제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領安政) 주한 일본대사가 소환되자 조기 귀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도 그래서 니카이를 특사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어수선한 한일관계를 정리하고 관계개선의 계기를 만들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니카이의 입에서 연일 특사답지 못한 가벼운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방한 첫날인 10일 전남 목포를 방문해 우리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한 줌의 간계를 꾸미는 일당은 박멸을 해가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걸핏하면 양국을 멀리 떨어뜨리려고 하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있다"면서 한일우호 관계를 호소하는 문맥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간계를 꾸미는 일당'이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주장하는 한국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9일 SBS와의 인터뷰에서도 "돈도 지불했는데 처음부터 재협상하자는 그런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일본 총리의 특사로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망각한 처사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니카이 특사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대해 일본 언론도 비판하고 나섰다. "표현이 과격했다.", "양국 현안을 고려할 때 파문을 불러올 수 있다" 등등 우려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한일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대처를 비롯한 주요 현안에서 그 어느 때보다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양국관계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위안부 합의 재협상은 과거사와 국민 정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여간해선 풀기 어려운 문제다. 국내 정치만 보고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면 해법은 더 멀어지기 쉽다. 니카이 특사가 아베 총리의 주문대로 한일 정상 간 교류와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가 가능하도록 하려면 상대방 국민을 더 배려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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