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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필리핀 교민 '찰떡공조'…한인 피살사건 진범 잡았다

송고시간2017-06-11 09:00

용의자 검거한 현지 경찰에 "진범 아니다" 혈흔감정 결과 제시

교민 합세해 SNS 추적…진범 결정적 단서 제공

경찰과 필리핀 교민들이 확보한 SNS 대화 내용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경찰과 필리핀 교민들이 확보한 SNS 대화 내용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지난달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살사건 진범이 현지에 파견된 한국 경찰과 현지 교민 공조에 힘입어 검거됐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지난달 세부 라푸라푸에서 발생한 황모(47)씨 피살사건 피의자 A(20·여)씨와 B(34)씨를 이달 5일 검거했다.

세부에서 여행 가이드로 일하던 황씨는 5월20일 오후 4시30분께 자신의 집에서 총기에 살해된 상태로 이웃에게 발견됐다.

앞서 필리핀 경찰은 황씨 이웃이던 필리핀 남성 2명이 사건 발생 전 열쇠와 휴대전화가 든 황씨의 가방을 훔친 사실을 확인, 이들을 용의자로 보고 체포했다.

경찰은 검거 이후 한 용의자 집에서 피가 묻은 셔츠를 발견하자 황씨의 혈흔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필리핀 경찰 수사를 지원하고자 투입된 한국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를 전담하는 한국 경찰관)는 용의자들의 진술이 명확하지 않고, 살해 동기도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진범이 아닐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들과 함께 파견된 한국 경찰청 과학수사팀은 혈흔이 묻은 셔츠 일부를 국내로 가져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감정을 의뢰했다. 사흘 만에 나온 감정 결과 피해자 혈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피해자 집에서 발견된 혈흔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피해자 집에서 발견된 혈흔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필리핀에 머무르던 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는 국과수 감정 결과를 현지 경찰에 알려 재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단서 수집에 나섰다.

현지에 체류하던 한국 교민들도 경찰을 도왔다. 교민들이 피해자 황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알아낸 데 이어 경찰과 함께 유족을 설득해 계정에 접속하는 데 성공했다.

황씨의 SNS 계정 대화창에서는 A씨가 황씨에게 "집을 방문하겠다"고 보낸 메시지가 확인됐다. 황씨가 "내가 어떻게 당신을 용서할 수 있겠나"라며 A씨를 질책하는 내용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런 내용을 필리핀 경찰에 전달했다.

사건 발생 현장감식 중인 경찰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사건 발생 현장감식 중인 경찰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필리핀 경찰은 A씨가 일하는 마사지숍에 수사진을 보내 그의 신병을 확보한 뒤 심문한 끝에 지난 5일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A씨의 남자친구 B씨도 검거해 역시 자백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마사지사인 A씨는 황씨와 내연관계였다. 그는 황씨 집에서 금품을 훔치다가 발각돼 심한 폭행을 당한 뒤 앙심을 품고, 남자친구 B씨와 살인을 공모했다. B씨는 살인 청부업자인 친구 C씨를 범행에 끌어들였다.

A씨는 지난달 17일 늦은 시각 황씨에게 "훔친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그의 집을 방문한 뒤 B씨와 C씨에게 연락해 황씨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경찰은 도주한 C씨의 소재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주재관과 코리안데스크, 경찰청에서 파견한 과학수사팀, 현지 교민이 공조한 결과 진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며 "남은 용의자 검거를 위해 필리핀 경찰과 지속적으로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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