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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촛불세대 부녀 감동의 대화 "대견하다…자랑스러워요"

송고시간2017-06-10 12:12

30년 전 명동성당 농성 아버지와 2017년 촛불 든 딸 광장서 맞손


30년 전 명동성당 농성 아버지와 2017년 촛불 든 딸 광장서 맞손

6·10 민주항쟁 기념식, 국민께 드리는 글
6·10 민주항쟁 기념식, 국민께 드리는 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1987년 명동성당 농성 참가한 김만곤 씨와 딸 김래은 양이 국민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2017.6.10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이효석 기자 = 6·10 민주항쟁 30주년 정부기념식에서 세대를 초월한 화합이 이뤄졌다.

1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선 1987년을 명동성당에서 보낸 아버지 김만곤 씨와 2017년 촛불을 든 딸 김래은 양이 무대 위에서 공개편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연출됐다.

아버지는 딸에게 "30년 전 오늘 길 건너 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리자 자동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6월 항쟁이 시작됐단다. 그날 밤 명동성당에 아빠도 있었다"는 회고를 들려줬다.

이어 "종일 호헌 철폐, 독재 타도, 직선제 쟁취를 외쳤다"며 "최루탄 연기가 거리를 뒤덮고 눈물을 흘렸지만, 그 눈물은 이 땅의 민주화를 향한 다짐이었다"고 떠올렸다.

아버지는 "그날 그렇게 싸워야 했던 것은 아빠뿐만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양심적인 사람들이 같은 꿈을 꿨기 때문"이라며 "민주화가 이뤄질 거라고,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될 거라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었단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그는 "그런데 래은아, 아빠는 젊은 날 허황한 꿈을 꿨던 것일까"라고 물으며 "여전히 엄마·아빠의 삶은 팍팍하고 아들딸 같은 청춘들이 취업이 되지 않아 꿈을 접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우리가 30년 전 조금 더 철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많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아빠는 네게, 너의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에게 한없이 고맙다. 너희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와줘서 참으로 고맙다"며 "희미해진 엄마·아빠의 눈을 다시 밝혀줘서 고맙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용기를 이제 다시 갖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국민께 드리는 글
국민께 드리는 글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1987년 명동성당 농성 참가한 김만곤 씨와 딸 김래은 양이 국민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고 있다. 2017.6.10
yatoya@yna.co.kr

곁에서 아버지의 고백을 들은 딸 래은 양이 답사에 나섰다.

딸은 "아빠. 30년이라는 시간은 제게 참 멀어요. 제 나이의 두 배지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가난이 얼마나 힘든지, 독재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저는 잘 모른다"며 "그러나 피하지 않고 맞섰던 아빠가 자랑스럽고 어른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딸은 "그리고 저도 부끄럽다. 아프고 힘들어 눈물짓는 분들을 지나치기도 했고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은 언니 오빠들을 잠시 잊기도 했다"고 고백하며 "30년 전 아빠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왜 다른 이의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지, 아픔을 나눠야 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래은 양은 "우리의 꿈이 모두 같지는 않겠지만 보듬는 세상을 만들려면 서로 손잡고 지켜야 한다"며 "지금 어른들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가 꿈을 꾸고 키워나갈 수 있게 해달라. 가난이, 불행이 우리 꿈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달라. 아름다운 꿈에서 우리 함께 살자"고 힘줘 말했다.

이 자리에는 1987년 계성여고 학생회장으로 명동성당 농성장에 도시락을 날랐던 신경희 씨와 4·16 추모합창단으로 활동한 계성여고 후배 전희나 양, 수배자 신분으로 6월 항쟁에 참가한 김정민·고혜순 씨 부부, 이한열 열사가 입원한 세브란스병원에서 보초를 섰던 손철옥 씨와 자녀 손민아·정아·건형 학생이 함께했다.

김만곤 씨와 래은 양은 편지 낭독이 끝나고 포옹하며 30년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부녀의 정을 거듭 확인했다.

기념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기념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7.6.10
yatoya@yna.co.kr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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