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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서 잘 지내렴"…성남에 마련된 중국 버스사고 분향소

희생 어린이 고모가 작은 카페에 설치, 종일 조문 발길 이어져

(성남=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9일 경기도 성남의 8평짜리 비교적 작은 한 카페에 국화 송이들과 함께 밝게 웃고 있는 11명의 어린이 사진이 놓였다.

지난달 9일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버스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어린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분향소이다.

희생된 어린이 11명 중 한 명인 김가은(5) 양의 고모 김미선(38·여) 씨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직접 설치한 것이다. 많은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 마련된 '중국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 분향소'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 마련된 '중국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 분향소'

이날 오후 카페에서는 평소 흘러나오던 케이팝이 아닌 팝페라 테너 임형주씨가 부르는 '천개의 바람'이 흘러나왔다.

김씨는 손님들이 편하게 조문할 수 있도록 국화꽃이 담긴 바구니를 카페 곳곳에 비치했다.

카페를 찾은 손님들은 예상치 못한 풍경에 놀라면서도 일찍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들이 써내려간 방명록에는 "얘들아 억울하고 힘들지. 좋은 곳에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 "불러도 이름 없는 아이들아, 어른들이 미안하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뛰어놀렴" 등 애도 글이 수두룩했다.

카페를 방문한 시민 변현석(39)씨는 "아내가 사고가 난 해당 유치원에서 교사로 근무해 남 일 같지 않았는데, 카페 주인 김씨가 분향소를 설치했다는 페이스북 글을 보고 '도울 일이 없을까'하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는 "사진 속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슬픈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카페 창문에는 '합동분향소'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를 본 시민들은 선뜻 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오진 않았지만, 저마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6개월 전부터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했다는 "김씨는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하고 고민하던 중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해 인터넷을 뒤져가며 장소를 알아봤다.

그러던 중 한 단골손님이 배우 최진실 씨가 유명을 달리했을 때 부산 국제영화제 당시 홀로 부스를 차려놓고 분향소를 운영했다는 말을 듣고 일과 병행할 수 있는 카페에 분향소를 만들었다.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 마련된 '중국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 분향소'
경기도 성남의 한 카페에 마련된 '중국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 분향소'

김씨가 국화꽃 주문을 위해 전화를 걸었던 한 꽃집 대표는 아이들 사연이 안타깝다며 영정마다 직접 국화꽃을 달아주고, 테이블로 직접 제단을 만들어주기까지 했다.

김씨는 "아이들 장례를 치르면 '이제 기일에나 볼 수 있을까'하며 친정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이들을 보내기 전 가까이서 추모하고 싶은 마음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이다"라며 "아이들이 떠난 지 오늘로 꼭 한 달이 돼서 이렇게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향소 설치 사연을 듣고 중원구 청소년수련원 측에서 찾아와 분향소 운영을 지원해주기로 했다"라며 "다음 주부터 분향소는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수련원 건물 안에 차려질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조문객들이 전달한 부의금을 어린이 안전사고와 다문화 가정을 위해 쓸 계획이다.

중국 웨이하이시 환추이(環翠) 구 타오자쾅 터널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로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가은 양을 포함한 유치원생 11명과 지도 교사 1명, 운전기사 등 13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이번 참사는 해고 통보에 앙심을 품은 운전기사의 방화 때문으로 드러났다.

yo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9 19: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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