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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사드 배치, 한미정상회담 발목 잡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9일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배치 논란과 관련해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정부에서 생략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것이지 동맹 간 약속을 파기하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재차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 부지에 대한 정식 환경영향평가 방침을 밝힌 뒤 미국 측은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런 점에서 정 실장의 이날 브리핑은 시의적절했다. 하지만 새 정부의 진의가 미국 측에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은 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가 지연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을 백악관으로 불러 사드 배치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상황을 논의했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두 장관은 업무 조찬을 하면서도 사드배치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미 상원 정보위에서는 '러시아 게이트' 청문회가 열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증언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관계 장관 회의를 열어 사드 문제를 논의하고 그 내용을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노어트 대변인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식으로 성격을 규정짓고 싶지 않다"면서 "사드 관련 사항은 미국 정부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는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 같다. 대표적 지한파인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사드는 점증하는 김정은의 무기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서울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기도 했던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상원 세출 소위 육군예산 청문회에서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더 직접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측의 이런 반응들은 아직 외교적 행동과 용어로 포장돼 있다. 하지만 불편한 정서가 담긴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현실적인 것 같다.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에 헌신하고 있으며 그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드가 동맹의 결정이었음을 계속 얘기할 것이고, 동맹의 협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이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다고 언급한 것은 이에 대한 답변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안보 체계의 근간은 한미동맹이다. 사드배치는 정 실장의 말대로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며, 한미동맹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는 첫 시험대가 됐다. 이달 말로 예정된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은 향후 한미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그렇게 중요한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사드배치를 둘러싸고 더 오해가 생기거나 이견이 불거지지 않도록 철저한 상황관리를 했으면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9 18: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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