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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개 사이 '정서 전이' 활용, 분노조절 장애도 개선

"아는 개끼린 감정이입도 한다"…인간과 동물간 '정서 전이' 새 과학연구 분야로 떠올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수업 도중에 내면에서 부아가 치밀어 올라 수업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다. 교수와 동료 학생들은 깨닫지 못했지만, 곁을 지키던 보조견은 그의 내면이 진탕하는 것을 감지하곤 그의 무릎에 몸을 지긋이 기댄다. 그제야 그는 숨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보조견과 함께 교실을 빠져나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보조견[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조견[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타임스 9일 자에 따르면, 이라크에 2차례 파견됐다가 외상성 뇌 손상과 발목 부상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벤저민 스텝(3&7)이 대학원 수업을 듣다가 겪은 일이다. 다리와 등 아래쪽에 격심한 고통을 달고 산다.

"이라크에서 전투할 때는 분노가 생존에 도움"이 됐으나 이제는 예고도 없이 주체할 수 없게 발작하는 분노가 아무짝에도 쓸모없이 그를 괴롭힐 때마다 알레이라는 이름의 리트리버 잡종 보조견이 이를 감지하고 주인에게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배운 심호흡법과 기타 운동을 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개가 인간의 감정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인간과 동물 사이 또는 동물과 동물 사이의 '정서 전이'(emotional contagion) 연구가 새로운 과학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지금까지 연구들을 보면, 새끼돼지들은 다른 새끼돼지들이 감금된 것을 보거나 그 때문에 비명을 지르는 것을 들으면 스트레스를 받으며, 말도 미소를 짓는 사람과 화가 나서 으르렁거리는 표정의 사람에게 다르게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난 표정을 보면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는 것.

아기 울음소리에 인간과 개가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애완견 75마리와 사람 74명을 대상으로, 아기 울음소리, 옹알이 소리, 라디오 잡음 등 3가지 소리를 각각 10분간 들려준 후 스트레스 호르몬인 침 속의 코티솔 수준을 측정했더니 사람과 개 모두에서 아기 울음소리에 코티솔 수치가 급격히 올라갔다. 옹알이엔 사람과 개 모두 별 반응이 없었다.

라디오 잡음에 대해선 사람과 개 모두 코티솔 변화는 없었으나 사람은 "불쾌하다"고 평가했고 개는 머리를 숙이거나 귀를 접고 꼬리를 내리는 등의 스트레스 반응 몸짓을 보였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심리학 교수로 이 연구를 실시한 테드 러프먼 박사는 ''정서 전이'는 감정이입 즉 공감의 원시적 형태라며, 인간이 개를 기르게 된 것도 개와 인간 사이의 감정을 연결하는 개의 자질을 봤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개는 다른 개, 특히 자신들이 평소 아는 개에 대해선 감정이입을 닮은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최근 한 연구를 보면, 같은 집에서 최소 1년간 짝을 이뤄 함께 산 개 16쌍을 실험장에 데려다 놓고, 짝꿍 개 2마리 중 한 마리를 다른 방에 떨어뜨려 놓은 뒤, 남은 한 마리에게 개가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려줬다. 짝꿍 개의 소리나 낯선 개의 소리를 녹음한 것이다. 녹음된 소리를 들려준 후엔 곧바로 짝꿍끼리 상봉케 했다.

짝꿍 개 울음을 들은 경우든 낯선 개 울음을 들은 경우든 코티솔 수치가 높아지는 등 스트레스 반응들이 높아진 가운데 특히 짝꿍의 울음을 들은 개의 코티솔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짝꿍 개의 울음을 들은 개가 낯선 개의 울음을 들은 개보다 짝꿍을 다시 만났을 때 반기는 몸짓이 더 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벤저민 스텝은 지난 2015년 보조견 알레이를 받은 후 이내 알레이와 유대감이 형성됐고, 알레이는 즉각 주인의 내면 분노가 통제를 벗어날 조짐을 감지해 내고는 분노를 풀어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알레이와 같이 생활하면서 분노가 폭발하는 빈도가 적어졌으며 고통과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는 정도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애완동물과 주인 사이에 일어나는 감정 교류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개를 각종 안내견으로 훈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시각 장애인 안내견의 경우 자신감을 가져야 안내 임무를 잘해낼 수 있는데, 조련사 마음에 걱정이나 화가 있으면 그것이 그대로 개 끈을 통해 개에게 전달돼 안내견이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9 16: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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