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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폭탄발언' 트럼프 탄핵 가능할까…"아직은 쉽지 않아"

'하원 과반·상원 3분의2' 찬성하면 탄핵…민주당 내 "탄핵안 준비중"
공화당이 양원 장악해 현실적 어려움…역대 사례에서도 상원 못넘어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가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8일(현지시간) 폭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수사중단 지시를 받았다는 코미 전 국장의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들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부통령과 대민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고위 공직자가 반역, 뇌물, 기타 중범죄 및 비행과 관련해 탄핵 선고를 받으면 해임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제기된 '사법방해죄'는 중범죄로 분류되기 때문에 탄탄한 근거만 있다면 탄핵 사유로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탄핵 절차에 들어가면 먼저 하원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하나 또는 복수의 탄핵 사유에 대해 하원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투표한 결과, 하나의 사유에 대해서라도 찬성이 절반을 넘으면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하원에서의 탄핵안 가결은 대통령이 기소된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를 지닌다.

탄핵소추안을 넘겨받은 상원은 탄핵심판을 통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대한 유·무죄를 가려 파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연방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상원의원들은 배심원단의 역할을 한다. 하원의원 일부가 팀을 이뤄 탄핵심판에서 검사 역할을 대신하며, 대통령은 변호인을 세워 방어할 수 있다.

탄핵심판 결과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이 '유죄'라고 판단하면 대통령은 즉각 백악관에서 쫓겨나고,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어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앨 그린 하원의원(민주·텍사스)이 탄핵소추안 초안 마련에 착수하는 등 일부에서 탄핵 추진에 시동을 걸고 있는 단계다.

'트럼프 탄핵 개시하라' 여론 38%→43% 상승
'트럼프 탄핵 개시하라' 여론 38%→43% 상승(워싱턴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런 노력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결실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가장 큰 장애물은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원은 전체 435석 중 공화당이 241석으로 민주당(194석)을 앞선다. 상원 역시 100석 가운데 52석이 공화당이다.

따라서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한다는 전제하에, 하원에서는 24명, 상원에서는 19명 공화당 의원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특히 과반 찬성이 필요한 하원보다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필요로 하는 상원의 벽이 높다.

탄핵 대상에 올랐던 3명의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탄핵 절차 전 자진해서 사퇴한 리처드 닉슨(공화당) 전 대통령을 제외한, 앤드루 존슨(1868년)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1998년·이상 민주당) 전 대통령 모두 상원에서 탄핵안이 부결됐다.

1998년 공개적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맹비난하던 조 리버먼 상원의원(민주)이 막상 상원 표결에서는 같은 당 동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반대표를 던진 일은 여당 의원들의 '소신 투표'가 그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오히려 야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 가결은 더욱 난망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존슨 전 대통령 탄핵 때는 7명의 공화당 의원이,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때는 5명의 공화당 의원이 각각 이탈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를 근거로 보수 성향의 유명 라디오 진행자이자 작가인 마이클 메드베드는 이날 USA투데이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가리켜 "역사를 무시하고 자신을 속이며 나라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처럼 스스로 물러나 명예를 지키려 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게 메드베드의 분석이다. 이미 재선 도전을 천명했다는 것도 명예 퇴진 가능성을 더욱 줄인다.

이런 가운데 공세에 나서야 할 민주당 지도부도 신중론을 펴고 있어 당장 탄핵 절차에 돌입하지는 않으리라고 관측된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민주당 하원 지도부가 탄핵 절차를 진행하자는 진보 성향 의원들의 압박을 퇴짜놓고 있다"며 "지도부는 탄핵 문제가 아직 설익었고, 아직 진행 중인 '트럼프-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격적으로 탄핵을 추진할 경우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정치적 편향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고, 이로 인해 공화당 의원들을 '탄핵 찬성파'로 끌어들이기 더욱 어려워질 것을 염려한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의 추가 폭로가 이어지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심각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여론을 등에 업고 탄핵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firstcircl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9 11: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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