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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한 저 닭 잡아주세요"…AI 확산에 소비 관행 바뀔까

"메르스 사태 후 위생 강화 반면교사 삼아야"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저기 잘 뛰어다니는 저 녀석으로 잡아주세요".

"뭐 해 먹으려고요? 어떤 닭을 줄까요?"라는 상인의 물음에 열의 여덟은 이렇게 말한다.

가정에서 백숙이나 삼계탕을 하기 위해 재래시장에서 산닭을 고를 때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재래시장 산닭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래시장 산닭 [연합뉴스 자료사진]

케이지(계류장) 안의 닭을 유심히 관찰한 뒤 활기있는 녀석을 고르는 건 비실비실하거나 웅크리고 있는 것들보다 더 건강하리라는 믿음에서다.

재래시장 상인은 도매상 등으로부터 사온 닭이 팔릴 때까지 사료 등을 먹이며 사흘이고 한 달이고 기약 없이 계류장에 가둬놓는다.

그사이에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병에 걸린 일부는 활력을 잃어가며 죽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잘 뛰고 잘 울고 잘 먹는 닭을 선호하는 이유다.

닭.오리 취급업소 방역[연합뉴스 자료사진]
닭.오리 취급업소 방역[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게 선택된 산닭이 가는 곳은 이른바 세탁물 통돌이와 비슷한 '통돌이' 속이다.

산채로 통돌이 속에 들어간 닭은 모든 털이 제거돼 나온다. 상인이 통돌이 속에서 그 닭을 꺼내 배를 갈라 내장 등을 정리하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 닭과 같아진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의 마음이 불편한 것도 그렇지만 문제는 위생이다.

산닭을 통돌이에서 처리하는 과정이 비위생적이기 때문이다.

닭의 건강 상태는 물론 통돌이에서 각기 다른 닭들의 피와 털 등이 섞이고 작업이 끝난 뒤에는 물 한 바가지 부어 잔해를 씻어내는 것이 사실상 청소의 전부다.

이 때문에 모든 재래시장의 통돌이 사용 자체가 불법이다.

현행법에는 지정된 도계장을 거친 닭들만 정상적으로 유통될 수 있다.

하지만 대개 하루 평균 10여 마리밖에 유통되지 않는 전국 소규모 재래시장 대다수에는 도계시설이 없다.

이번 군산발 AI의 확산 과정을 보면 AI가 발생한 대부분 농가는 군산 출하농가가 재래시장에 넘긴 산닭을 다시 사들였다.

상인들은 "시장에 도계시설이 없고 소비자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즉석에서 닭을 잡을 수밖에 없다. 관행적으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방역당국은 "시골에서 건강하게 길러 위생적으로 처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이 검증되지 않은 도매상으로부터 닭을 사들여 제대로 관리하지도 않고 마지막에 통돌이에서 처리하는 것은 매우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각 병원이 환자 면회를 엄격히 제한하는 등 위생관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래시장의 통돌이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도계시설 설치 등을 통해 양성화하거나 산닭만을 고집하는 소비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의 닭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장의 닭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들이 'IC칩'이 내장된 출입증이 있어야만 환자 병문안을 할 수 있도록 입원실 출입방식을 바꾸거나 면회 시간 외에는 철저하게 환자와 문병객의 접촉을 차단하는 등 감염대비책을 반면교사 삼아 유무형의 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ch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8 14: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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