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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기본료 '일부만 폐지'에 공약후퇴 논란…통신업계는 '안도'

국정위 "기본료 내는 가입자 대상"…4G 가입자 대다수 제외 움직임
녹소연 "사실상 공약 후퇴"…알뜰폰 업계 "보호책 마련해달라"
문재인, "월 1만1천원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문재인, "월 1만1천원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창원=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내 삶을 바꾸는 정권교체' 정책시리즈 4탄으로 '가계통신비 부담 절감 8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2017.4.11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고현실 기자 = 문재인 정부의 통신비 공약 중 핵심인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가 2G와 3G 등 일부 가입자에 한해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동통신업계는 일괄 폐지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점에서 한숨을 돌리고 있지만, 소비자단체는 '공약폐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제까지 국정기획위에서 나온 발언을 종합하면 기본료 폐지 공약은 기본료 항목이 있는 요금제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개호 경제2분과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기본료 제도가 남아있는 것은 2G, 3G 단말기와 LTE 단말기 가운데 일부이며, 이를 일괄 폐지하겠다는 게 국정기획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민희 자문위원도 "현재 기본료 제도는 2G나 3G 단말기, 혹은 일부 LTE 단말기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모든 단말기 통신료를 1만1천원 일괄 인하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약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요금제 가운데 기본료가 남아 있는 것은 종량 요금제다.

음성·문자·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요금이 부과되는 종량 요금제는 가입자로부터 기본료 명목으로 1만1천원을 받고 있다. 이 요금제에는 2G와 3G 가입자 대다수와 LTE 가입자 중 극소수가 가입돼 있다.

이통 3사, 통신 기본료 폐지 논란 (PG)
이통 3사, 통신 기본료 폐지 논란 (PG)[제작 조혜인] 일러스트

LTE 가입자 대다수가 쓰는 요금제는 정액 요금제, 이른바 데이터 요금제다. 정액 요금제는 정해진 금액에 맞춰 일정량의 데이터와 음성, 문자를 제공한다. 이 요금제는 기본료 항목이 따로 없어 국정기획위가 말하는 기본료 폐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본료가 있는 종량 요금제 가입자는 정확한 통계가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2G와 3G 가입자 대다수가 가입돼 있다는 점에서 추산은 해볼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4월 기준 2G와 3G 가입자는 1천440만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23.1%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물인터넷 회선도 포함돼 있어 휴대전화 기준으로 할 경우 실제 가입자는 약 9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5천533만명의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나머지 84%는 기본료 폐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셈이다.

통신비 인하를 기대했던 대다수 국민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부터 "기본료 폐지로 모든 소비자가 고루 통신비 인하 효과를 볼 것"이라고 홍보해왔다는 점에서 공약후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블로그에는 지난 4월 11일 추가 질의·응답을 통해 "기본료는 2G의 경우 기본료 항목에, 3G는 표준요금제 속에, 4G(LTE)부터는 정액 요금제 속에 숨어 있다"며 "흔히 기본료라고 하면 2G 가입 대상자인 350만명만을 대상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기본료 항목이 따로 없는 LTE 가입자도 폐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통신기본료 '일부만 폐지'에 공약후퇴 논란…통신업계는 '안도' - 3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공약집이나 홍보물 어디에도 2G와 3G 기본료 폐지라고 언급된 바가 없다"며 "국민 모두의 1만1천원 기본료 폐지 공약에서 사실상 철회하는 것이라면 이유를 설명하고,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ICT정책국장은 "기본료 항목이 있는 요금제만 폐지 대상으로 하면 LTE 가입자 대다수가 제외돼 공약이 대폭 축소하는 셈"이라며 "공약 내용에 대한 해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통신업계는 지금의 시나리오라면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다.

2G와 3G 가입자 900만명을 기준으로 기본료 1만1천원을 폐지할 경우 통신사의 매출 감소액은 약 1조원이다.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5천533만명의 기본료를 일괄 폐지할 경우 매출 감소액 6조원보다 많이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이 3조6천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통사의 우려와 달리 적자를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 3사는 전날 국정기획위의 '최후통첩' 이후 방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미래부는 국정기획위 보고를 앞두고 이통사에 2G·3G·4G 등 가입자별 현황과 기본료 규모, 기타 취약계층 요금 경감 방안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방송 업무를 담당하는 김용수 신임 제2차관이 양환정 통신정책국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제시할 통신비 인하 방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여러 시나리오를 들여다봤지만, 최민희 위원의 발언이 나온 뒤 2G와 3G 기본료만 폐지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아직 국정기획위나 미래부로부터 구체적인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속이 타는 것은 알뜰폰 업계다. 2G와 3G 기본료만 폐지될 경우 이미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알뜰폰 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11%인 700만명이다. 이 가운데 2G와 3G 가입자 비중이 75.4%에 달해 기본료 폐지로 인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알뜰폰 확대가 정부의 기본 정책이었는데 종량 요금제의 기본료만 폐지된다면 요금경쟁력이 떨어져 업계가 고사 할 수 있다"라며 "알뜰폰 보호를 위한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okk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8 15:2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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