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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비판한 제가 얼마나 미웠겠냐…끝까지 싸울 것"

복직투쟁에 나선 김미경 전 히로시마시립대 교수
히로시마大 "김 교수 해고 정치적 주장과 관계없다"
김미경 전 일본 히로시마시립대 평화연구소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김미경 전 일본 히로시마시립대 평화연구소 교수[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아베 정권을 비판한 제가 얼마나 미웠겠나. 저를 몰아내고자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래도 끝까지 싸우겠다."

일본 우경화를 비판하다 해고된 김미경(54) 전 일본 히로시마시립대 평화연구소 교수는 8일 인터뷰에서 해고를 정당화하려는 대학의 움직임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05년부터 이 대학에 몸담았던 김 전 교수는 지난 3월 6일 학교로 출근할 준비를 하던 중 형사들에게 체포됐다.

2014년 영국에서 연구년을 보내지 않았음에도 런던행 항공료 34만 엔(약 350만 원)을 부당수령했다며 대학이 사기죄로 형사고소했다는 것이다.

김 전 교수는 유치장 생활 11일 만에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고 풀려났지만, 곧바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지난달 귀국한 그는 학교를 상대로 해고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 전 교수는 대학이 '위장 연수'에 공문서위조 등을 주요한 해고 사유로 꼽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주장이라면서 일본 우경화를 계속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연구년을 보냈으면서 영국에 있는 것처럼 꾸며냈다는 '위장 연수' 의혹을 대학 측이 주장하지만, 학교는 자신의 한국 체류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연구년을 보내기 위해 한국 국제교류기금에 지원할 당시 직속상관인 깃카와 겐(吉川元) 평화연구소 소장이 써준 추천서까지 있다고 했다.

히로시마시립대는 김 전 교수가 영국 연수를 위장하기 위해 한국 입출국 기록 증명서와 여권 기록, 탑승권 등 각종 증거 문서를 위조했다면서 해고는 연구내용과 정치적 주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전 교수도 여권 기록 등을 꾸며낸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는 대학이 탑승하지도 않은 런던행 항공료를 신청하고 관련 기록도 낼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검찰 조사에서도 그러한 점이 인정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김 전 교수는 강조했다.

"검찰에서도 '누가 봐도 이상한 서류들인데 학교에서 왜 이걸 받아서 처리해서 제게 항공료를 줬느냐'고 계속 물어봤어요. 그러면서 일본은 어느 조직이든지 원본을 내지 않으면 지불할 수 없게 돼 있는데 너무 이상하다고 했어요."

히로시마시립대는 이에 대해 "김미경씨가 불기소 처분이 된 이유는 '기소유예'이며 혐의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기소유예는 범죄 사실이 인정되지만 검찰관이 기소를 유예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김 전 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2013년 4월 부임한 깃카와 소장의 반복적인 민족·여성 차별적 언행을 고발한 '하레스멘토'(괴롭힘) 보고서가 해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깃카와 소장은 저를 불러서는 '지금 한국이 있는 것은 일본 덕분인데 감사할 줄 모르는 미개한 민족이다'라고 말하곤 했어요.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 '전쟁터에 나가기 전 여자를 안아보는 것이 무슨 문제냐, 성 경험 없이 죽은 남자를 불쌍하게 생각하는 풍습이 있다' 등의 발언도 했고요."

김 전 교수는 깃카와 소장이 마쓰이 가즈미(送井一實) 히로시마 시장의 추천을 받은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작년에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동료들이 깃카와 측이 일본회의에 연결돼 있는데 네가 이걸 내면 절대로 못 버티니 변호사가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우익들에게 '찍힌' 건 10년, 11년이 됐다"며 "제가 아베 정권을 비판했으니 얼마나 미웠겠냐"고 꼬집었다.

그는 재직시절 언론 인터뷰와 기고 등을 통해 평화헌법 개정 등 일본 내 우경화 움직임을 비판했으며 한국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외교적으로 치명적인 실수이며 박근혜 정부가 일본의 수에 밀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전 교수는 대학이 제시한 3가지 해고 사유(형사범죄·사회적인 물의·비도덕적 행위) 모두가 사리에 맞지 않고 절차도 문제라면서 "해고 자체가 불법"이며 잘못된 전례를 남길 수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유치장에 있으면서 절대 꺾이면 안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싸우지 않으면 일단 죄를 만들어서 사람을 꺾고 난 뒤 결과에 상관없이 해고해도 저항 한 번 못하고 사라지는 것이 전례가 되기 때문입니다."

김 전 교수는 부산대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아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히로시마시립대에는 2005년 평화연구소 강사로 부임했으며 2008년 정년이 보장되는 준교수가 됐지만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지금은 귀국해 서울에 머물면서 해고무효 소송을 준비 중이다.

air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8 14: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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