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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돈 봉투 만찬' 징계, 검찰 비위 결별 계기 돼야

(서울=연합뉴스) 검찰 고위간부들의 '돈 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가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 지 20일 만에 나왔다. 법무부ㆍ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은 7일 만찬을 주재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간부들을 대동하고 만찬에 합류한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대해 각각 '면직'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상급기관인 법무부의 간부에게 격려금 및 음식물을 제공한 부분과 관련해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안 전 검찰국장에 대해서는 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감찰기록을 넘기기로 했다. 만찬에 참석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와 부장검사 5명,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 대해서는 품위 손상 책임을 물어 경고 조치했다.

합동감찰반은 감찰결과를 발표하면서 "법무부ㆍ검찰 고위간부의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 여러분께 크나큰 충격과 깊은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비판과 질책을 무겁게 받들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내놓았다. 검찰 요직 중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이 비위행위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으니 반성과 사죄는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고 해야 할 듯하다. 검찰이 약속대로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고 부정·비리의 요소를 없애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감찰결과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 올려져 최종 심의를 거친 뒤 확정된다. 감찰반의 결론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지만, 여론의 향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징계에는 중징계인 해임과 면직, 정직이 있고, 경징계인 감봉과 견책이 있는데 이번 사안이 과연 면직과 경고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인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돈 봉투 만찬 사건은 국정농단 수사가 끝난 직후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국장이 저녁 자리에서 후배검사들에게 70만~100만 원이 든 봉투를 돌린 일이다. 사건이 알려지고 여론이 나빠지자 대통령의 지시로 합동감찰이 시작됐다. 합동감찰반은 경위서를 받고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는 한편 특수활동비 계좌 및 개인계좌 내용까지 들여다봤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격려금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보기 어려우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횡령이 아니라는 것이다. 격려금의 성격도 수사비로 보아 사용 용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예산집행지침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 전 검찰국장에 대한 `면직' 청구 이유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돈 봉투 만찬 사건의 핵심 문제는 수사비로 사용돼야 할 특수활동비가 '눈먼 돈' 으로 오갔다는 사실에 있다. 기획재정부의 특수활동비 집행지침을 보더라도 이번 사건의 격려금이 용도에 맞는 것인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관행을 근거로 면죄부를 준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고, 이 정도 감찰결과로 국민설득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합동감찰반도 관행이 잘못됐다는 점은 인정했으니 더욱 그렇다. 사건 처리의 적절성에 대한 판단을 일단 유보한다면, 특수활동비 사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엄격한 관리를 담보하는 개선방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내놓기 바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7 17: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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