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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 트럼프, 대북 선제공격으로 활로 찾으려 할수도"

美연구원 "국내 위기 초점돌리기용 대외정책 선례들"
"거꾸로 정치적 무력감으로 칩거하며 대외정책 방치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나머지, 초점 돌리기 용으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명령을 내리게 된다면?

트럼프, 의회 증언 앞둔 제임스 코미게 "행운을 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의회 증언 앞둔 제임스 코미게 "행운을 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 8일 의회에서 증언할 예정인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행운을 빈다"고만 말했다.

미국외교협회(CFR) 예방행동센터의 미카 젠코 선임연구원은 6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이 이미 그의 외교정책을 삼키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백악관을 겨냥한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포위망이 좁혀지면 그에 따른 압박 때문에 백악관의 외교 과제들도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해진다"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긴 하지만 이런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날로 확산되는 스캔들과 지속적인 지지도 하락, 게다가 어쩌면 탄핵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대북 선제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나 한반도 전쟁 발발 등 어떤 비용을 치르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런 유혹에 빠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젠코 연구원은 대북 선제공격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과 기타 핵무기 관련 시설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겠지만,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 등이 인정하듯, 북한의 김정은은 즉각 남한에 대해 보복 공격을 가하고 이는 한미 간 상호방위조약을 발동시켜 한미합동 비밀작전계획이 가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전쟁을 부르는 결정이 된다.

국내 정치 위기에 몰린 정부 수반들이 실제로 자신의 위기 모면용으로 대외 전쟁을 벌이는 경향이 있는가에 대한 학술적 연구 결론들은 엇갈린다. 하지만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1989년 파나마 침공,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1998년 알카에다와 이라크 공격 등은 전형적인 실례로 여겨지고 있다고 젠코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의심이 많고 세상을 흑백의 이분법으로 보는 성향의 대통령들이 그런 경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이런 성향을 완벽히 구현한" 경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로 더욱 궁지에 몰렸을 때, 북한 정권의 붕괴보다는 '핵무장한 북한'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중국이 대북 강압 강도를 높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발사 시험의 성공 확률이 10~20% 정도 된다는 정보 판단이 내려지면 "트럼프는 선제공격을 승인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고 젠코 연구원은 단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비교되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이뤄진 칠레 아옌데 정권에 대한 전복 공작, 1973년 욤키푸르 전쟁 때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와 군수품 공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2차례 걸친 정상회담과 전략무기제한협정 체결 등은 "의심의 여지 없이, 공공연히 또는 미묘하게" 탄핵 압박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라고 상기시켰다.

그는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도 결말이 나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면서, "중요한 외교정책들이 고안돼 집행되거나 고안됐어도 집행되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위기들이 발생하는 데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하거나 대응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위기 때문에 외교정책에 집중할 수 없게 되면 외교정책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권력과 영향력을 키우려 할 것이다. 집권당인 공화당도 의회에서 허약한 백악관이 추진하는 외교정책들을 위한 예산 지원을 소홀히 할 수 있고, 외국의 동맹이나 협력국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완수를 의심해 그의 외교 목표에 대한 협력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 모험을 택하기보다는 칩거 상태에서 대외정책에 관심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

닉슨은 사임 얼마 전부터는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보다는 '서부 백악관'으로 불린 캘리포니아 산 클레멘테의 개인 별장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이에 따라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인 키신저가 사실상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닉슨에겐 결정 사항을 통보하기만 했다고 젠코 연구원은 상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군사관련 "전권'을 위임한 상태여서 매티스 장관이 시행에 들어간 군사정책을 플로리다 개인 휴양시설 마라라고 등에 칩거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보하는 일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북한을 대상으로 대외 모험을 택하든, 실의 속에 무관심이나 방치를 택하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목표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전쟁과 무관심 둘 다 환영할 수 없는 일들이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7 16:5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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