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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경 캄보디아 HRD센터장 "포털 무주공산, 한국이 선점하자"

"프놈펜 고교생 90% 스마트폰 사용…거대포털 구축할 청년인재 한국밖에 없다"
KOICA·웹캐시 협력사업으로 IT전문가 육성…"캄보디아판 네이버 우리 손으로"
김태경 캄보디아 한국소프트웨어 HRD 센터장.
김태경 캄보디아 한국소프트웨어 HRD 센터장.

(프놈펜<캄보디아>=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캄보디아에는 포털이 없습니다. 크메르어로 된 교육 콘텐츠를 중심으로 영역을 넓히면 대규모 포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구글 등 세계적 업체들은 관심이 없으니 무주공산인 셈이죠."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IT기업인 웹캐시는 지난 2013년 이 나라의 IT 전문가를 양성해 주는 공적 무상원조(ODA) 사업의 하나로 '한국소프트웨어 HRD센터'를 설립했다. 김태경(38) 센터장은 충북대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밟고, 다시 빅데이터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생명공학연구소에 들어가 연구원으로 일하다 이 센터 설립과 함께 책임자로 부임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나라에 거대 포털을 구축해 운영할 청년 인재는 한국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진출해 선점하라"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이 이처럼 자신하는 이유는 수도 프놈펜 시내 고등학생 90%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는 통계에 기인한다. 3∼5년 뒤에는 이들이 인터넷 플랫폼 시장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곧 시장의 문이 열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센터에서 공부하는 학생들과 함께 크메르어로 된 교육용 앱스토어(e-러닝 플랫폼)를 만들어 보급했다. 지난달 31일 구축한 이 앱은 7일 현재 4만7천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했다. 하루에 500∼1천 명의 회원이 방문할 정도로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올해 안에 10만 명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이고, 3년 내 100만 명이 넘을 것입니다. 현재 캄보디아 내 교육분야 앱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죠. 이 나라 교육부에서 이 앱을 활용하겠다고 공식 제안을 해왔습니다."

김 센터장은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교육용 앱을 개발해 꾸준히 공급하면서 점차 포털을 구축해 나가면 반드시 '네이버'와 같은 세계를 캄보디아에서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나라에서 HRD센터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 국토부, 법무부, 국회 등과 업무협조 약정(MOU)을 체결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해주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도 협력관계을 맺고 있다.

수강생들은 100% 취업을 한다. 정부와 각 기업에서 학생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이 센터에 들어오려는 학생들 학력 수준도 수능시험 성적 상위 4∼5%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4년간 10명의 학생이 해외 유학을 갔고, 다음 학기에도 4명이 가게 된다.

학생들은 매일 8시간씩 9개월 동안 IT 교육을 받는다. 과제를 해결하려면 12∼15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한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스파르타식 교육을 하다 보니 경쟁력은 최고 수준이다. 한국어 수업도 하루 2시간씩 필수적으로 한다. 학업을 마치면 한국어로 쓰고 읽기가 가능하다.

"수강생들에게 받는 것 말고 주는 것을 교육하기 위해 매주 일반 학교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용 안 하는 컴퓨터를 청소하고, 수리해 줍니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현지인이 봉사하니까 반응이 아주 좋더라고요. 교체할 컴퓨터를 수리해 고등학교에 기증하자 센터와 가까운 관계가 형성됐습니다."

이 센터에는 한국의 대학생들도 6주 동안 찾아와 교육을 받고 돌아간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 선진국으로 글로벌 인턴십을 떠나는 경우는 있어도 개도국으로 IT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례는 거의 없다. 교육 수준이 높다는 이유 외에도 '미래 인터넷 시장 장악을 위해 미리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김 센터장의 유치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HRD센터를 한국 청년들의 글로벌 창업 전진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 나라 정부와 대학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앞으로 더 확대하다 보면 '글로벌 창업 보육센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캄보디아는 각 정부부처가 IC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국가' 구현에 나서고 있다. '전자정부',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증가', 'SNS' 등이 이 나라에도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ICT 산업은 매년 6%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통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해외 투자와 함께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하지만 ICT 환경은 한국의 1990년대 중·후반 정도로 낙후돼 있어 한국 IT 기업의 진출이 적기라고 그는 진단한다.

그는 이 나라에서 창업하는 방식으로 창업인큐베이팅과 산학연계모델을 제시한다. 인큐베이팅의 경우 초기 단계에는 센터에서 훈련된 우수 학생의 창업을 지원하면서 한국 청년들이 참여하는 방법이다. 이때 한국 중소기업의 투자와 연결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초기 창업 자금은 이곳 정부 관련 IT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를 수행한 대가로 지원하면 된다.

산학연계 모델은 이미 센터를 통해 4년간 수행한 결과가 있고, 정부와 이 나라 기업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기에 가능하다고 전망한다.

"중국은 이 나라에 300km가 넘는 도로를 깔아주고, 일본은 상·하수도관을 놓아줬어요. 그러다 보니 자동차는 일본산, 건물은 중국인이 다 지었더라고요. 하드웨어로 싸우면 중국과 일본을 넘어설 수 없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IT만큼은 한국이 가져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센터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잡으면 캄보디아에서 중국과 일본을 이기는 일은 시간문제입니다.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리아 소프트웨어센터 전경.
코리아 소프트웨어센터 전경.
HRD센터에서 공부하는 수강생들
HRD센터에서 공부하는 수강생들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7 11:4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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