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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靑 고위직 사임, 이런 일 되풀이하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해온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는 "업무 과중으로 인한 급격한 건강악화와 시중에 도는 구설 등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연세대 교수 시절의 품행과 관련된 제보로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아왔고, 사실상 경질 과정에 있다는 말이 들린다.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고위직이 임명 12일 만에 갑작스럽게 물러나게 됨에 따라 인사 부실검증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 같다. 이달 말로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김 전 차장에 대해서는 지난달 24일 임명 직후부터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교수 시절의 부적절한 처신을 둘러싼 제보가 이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민정수석실이 면밀히 조사해 왔으며 결국 더는 안고 갈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임명 이후에도 인사 재검증 작업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조치를 한 것은 적절했다. 하지만 임명 전 평판조사 등에서 미리 걸러내지 못한 것은 아쉽다. 지난 1일에는 안현호 전 일자리 수석이 내정단계에서 철회됐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인수위 기간을 갖지 못한 새 정부로서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나 사드(THA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 외교·안보 현실에 대처할 사령탑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했을 수 있다. 김 전 차장이 맡았던 안보실 2차장은 외교·통일·정보융합ㆍ사이버 안보 분야를 총괄하는 자리로 이전 정부로 치면 외교·안보 수석에 해당한다. 김 전 차장이 지난 2012년부터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해온 점도 인선 과정에서 크게 작용했을 것 같다. 하지만 김 전 차장이 물러나면서 새 정부의 외교·안보 틀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집권 초에 귀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도 보기에 따라 큰 손실일 수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한미정상회담은 물론이고 내달 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준비해야 하는데 외교라인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최선을 다해 후임 인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쓸 수는 없다. 빈틈을 남긴 인선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할지도 모를 위험을 안고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확실히 하는 것과 비교해 결과적으로 일이 늦어지기 쉽다. 인선을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5 19: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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