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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한방에 가축전염병 청정지역 제주 위상 '휘청'

고병원성 확진 판정…농가 피해 첫 사례 "통탄스럽다"
돼지열병도 이달 안에 재발하면 청정지역 지위 잃을 수도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각종 가축전염병을 철통같이 막아내며 '청정지역'으로 거듭났던 제주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제주에 더는 AI 전파 안돼
제주에 더는 AI 전파 안돼(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5일 제주시 금악리 한 도로에 마련된 거점소독시설에서 방역관계자가 AI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2017.6.5
bjc@yna.co.kr

지난해 6월 제주에서 18년 만에 돼지열병이 발생한 데 이어 1년도 안 돼 이번에는 도내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최초 의심 신고를 한 제주시 이호동에 있는 작은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폐사한 AI 의심축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가 H5N8형 고병원성인 것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농가에서 AI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철새도래지에서 폐사한 야생조류 또는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있었지만, 모두 농가 피해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종결됐다.

지난 1월 5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이어 같은달 9일에는 제주시 한경면 용수저수지에서 발견된 청머리오리 폐사체에서 모두 고병원성인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제주마저 뚫릴까' 방역 당국을 바짝 긴장케 했으나 반경 10㎞ 이내 방역대에 있는 닭과 오리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 AI 발생 농가 살처분 현황
제주 AI 발생 농가 살처분 현황(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지난 3일 제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이틀 동안 시행한 방역대 내의 가금류 살처분 현황. 원 안쪽의 3㎞ 방역대. 2017.6.4.
khc@yna.co.kr

제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된 때는 2014년 4월 28일 하도리 철새도래지 알락오리 분변에서였다.

이어 2015년 1월 18일과 21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죽은 흰뺨검둥오리와 이름 모를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같은달 23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와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마을 주민과 환경부 소속 야생조류 예찰 요원에 의해 발견된 홍머리오리와 알락오리의 사체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됐다.

앞서 2012년에 H6형(하도리)·H5형(용수리)·H7형(용수리)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데 이어 2013년에도 H7형(용수리)·H7형(하도리)·H4형(하도리)이 나타났으나 모두 저병원성이었다.

2014년부터 올해 1월까지 제주에서 검출된 7차례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섬이라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철저한 차단방역으로 농가에까지 화가 미치지 못했지만, 타지역에서 들여온 오골계로 인해 그동안 쌓은 아성이 일순간에 무너졌다.

AI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19일 제주에 내려진 타 시·도산 가금류와 가금산물 반입금지 조치가 지난달 14일 0시를 기해 177일만에 해제된 뒤 바로 이와 같은 상황이 터져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AI 의심' 제주 가금류 살처분
'AI 의심' 제주 가금류 살처분(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3일 제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제주시 애월읍의 한 농가에서 가금류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도는 아직 고병원성 확진은 나지 않았지만 의심환축 발생 농가 주변 4개 농가 닭·오리 1만2천여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2017.6.3
atoz@yna.co.kr

현재까지 제주시 애월읍과 이호동 등 AI 발생 농가 반경 3㎞ 이내 농가 1만445마리가 예방적 차원에서 도살 처분됐다.

국내에서 유일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으로 맛이 좋고 품질이 뛰어난 돼지고기를 생산하는 제주의 위상 역시 위태롭기만 하다.

지난해 6월 28일 제주에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을 선언한 이후 18년 만에 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다행히 추가 발생 없이 종식되면서 비백신 청정지역 지위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돼지열병 백신 접종(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자 결국 제주도는 최초 발생일을 기준으로 1년 이내에 돼지열병이 다시 발생하면 돼지열병이 확산하는 것으로 보고 백신 접종을 검토하기로 했다.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제주도 역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의 지위를 잃게 돼 국내 다른 지방에서 생산되는 돼지고기가 반입된다.

제주도는 1999년 돼지열병 방역실시 요령이란 농림부 고시를 근거로 돼지열병 비백신 청정지역을 선언했다.

이후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제주도 반출·입 가축 및 그 생산물 등에 관한 방역조례'에 따라 돼지열병 백신을 접종하는 국내 다른 지역의 살아있는 돼지와 돼지고기 등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발언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발언하는 원희룡 제주지사(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4일 오후 제주도청 삼다홀에서 열린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점검회의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2017.6.4
bjc@yna.co.kr

원희룡 제주지사는 4일 열린 '고병원성 AI 방역 대책회의'에서 "통탄스럽다. AI에 한 번도 뚫린 적이 없었고,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의 가치가 매우 컸지만, 육지부 반입금지조치가 풀림과 동시에 상황이 발생했다"며 "당장 시급하게 해야 할 문제부터 처리하고, 연관된 피해와 중장기적인 부분도 하나하나 차질없이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5일 대책회의에서는 "앞으로 축산, 먹거리에 대한 제주의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위생 기준에 의한 검역 필증이 있을 때만 받아들이는 제도와 기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5 17:0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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