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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모델 도봉고…"원하는 과목 골라 들어 집중 잘돼"

전 교과 선택 수업…소규모 과목 내신 불리 문제·교원 확충은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유은혜 위원 등 교육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학점제 현장 간담회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2017.6.2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유은혜 위원 등 교육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학점제 현장 간담회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2017.6.2jieunlee@yna.co.kr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흥미가 있고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골라서 들으니까 집중도 잘되고 성적도 더 올랐어요.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2일 오전 서울 도봉고에서 만난 2학년 김호현(17)군은 올해부터 수업 시간표를 본인이 짰다. 문과인 김군이 좋아하는 사회 과목 위주로 넣었다.

도봉고는 완전개방형 선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서울 유일의 학교다. 1학년은 필수 공통과목을 일반적으로 듣고, 2∼3학년은 모든 시간표를 자유롭게 짠다.

물론, 1∼3학년 3년 동안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과목수(204단위)는 다른 고교와 동일하다.

학생들은 본인의 학급에서 아침 조회를 한 뒤 시간표에 따라 각자 교과 수업 교실로 흩어졌다가 수업을 마친 뒤 다시 이곳에 모여 종례를 하고 하교한다.

마치 자율적으로 수강할 과목을 선택하되 필수 과목과 교양 과목을 듣고 졸업하는 대학의 모습과 일견 유사하다.

전교생이 330여명인 도봉고는 서울 기준으로는 규모가 작다. 지난 2010년부터 이같은 교과목 전면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이날 도봉고를 찾아 수업을 참관하고 학교 관계자, 학생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학교가 운영하는 개방형 선택 과육과정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 교육공약인 고교학점제의 초기 단계 모델이기 때문이다.

3교시가 끝났음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각 교실에서 쏟아져 나온 학생들은 '홈베이스'라고 불리는 사물함이 설치된 각 층 중앙 공간으로 모였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곳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사물함에 방금 듣고 온 교과목 교과서를 넣어두고 다른 교과서를 챙겨 다음 교시를 들을 수업으로 흩어졌다.

매 수업시간 이곳에서 수업 준비물을 챙겨 이동하기 때문에 도봉고의 사물함은 보통 학교와 비교해 2배 이상 컸다.

보통 학교에는 교실 옆에 '학년·반'만 표시돼 있지만 이 학교는 '과학교과구역', ', '국어교과구역' 등 과목별로 구역을 만들어 표시해놨다.

학부모 참여수업에서 만난 도봉고 3학년 학부모는 "자녀가 처음에는 교실을 옮겨다니며 수업 듣는 것을 솔직히 불편해했다"면서 "지금은 원하는 수업을 본인이 선택한다는 데 대해 굉장히 즐거워하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제도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은 대표적인 단점으로 선택학생 수가 적은 과목의 경우 내신등급이 불리하다는 점을 꼽았다.

수강 학생이 적으면 상대 평가 체제에서는 내신 등급이 불리하게 나올 수밖에 없어 내신 절대평가화 등 정책 보완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3학년 오영묵(18) 군은 "수업 하나당 학생수가 평균 15명 안팎이라 내신 1등급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1등급이 과목당 1∼2명 밖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현섭 도봉고 교감은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적지만 학생수가 많은 곳은 과목 선택제에 따른 교실과 교사 부족을 겪을 것"이라며 "정부가 한번에 고교학점제를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교감은 "학생수가 줄고 있는 추세니 학생수가 적은 학교부터 점차적으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 10년 안에 전국적으로 정책이 안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안한 고교학점제는 1∼4단계로 추진할 중장기 과제로 제시돼있다.

1단계는 학교 내, 2단계는 학교 간 연합, 3단계는 지역사회 연계, 4단계는 온라인 기반 선택형 교육과정을 점차 확대하도록 돼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작년부터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하는 '개방-연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개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곳은 모두 7곳이다. 하지만 일부 사회·과학 등 특정 교과에서만 과목 선택제를 부분 운영하고 있으며, 전 과목 선택제를 운영하는 곳은 도봉고가 유일하다.

연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는 권역별 학교들이 함께 교육과정을 공동 개설·운영하는 '학교연합형'(12개교)과, 거점학교를 정해두고 타교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과목을 수강하는 '거점학교형'(47개교)으로 나뉜다.

이들 교육과정 모두 고교선택제의 모델이지만, 과목 선택 자율성 등을 기준으로 거점학교형→학교연합형→부분개방형→완전개방형의 순서로 발전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유은혜 위원 등 교육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학점제 현장 간담회에서 수업 참관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정기획위원회 사회분과위원회 유은혜 위원 등 교육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서울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학점제 현장 간담회에서 수업 참관을 하고 있다.

se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02 14:2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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