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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시민영웅…4억대 사기범행 가담하다 덜미

송고시간2017-06-01 07:00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양지웅 기자 = 범죄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와 의인으로 추앙받던 사람이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라고 속이고 피해자에게 4억2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최근 검거된 일당 4명 중에 한 때 '시민영웅' A(45)씨가 끼어 있었다.

A씨는 주범 통솔 아래 '상시 인출 가능권자' 행세를 하며 지난해 11월부터 거의 매일 같이 피해자를 만났다. 일종의 '행동대장' 역할이었다.

A씨 등은 피해자에게 달라붙어 "돈을 불려주겠다"고 꼬드기며 등산, 여행, 식사, 술자리 등으로 피해자의 환심을 산 끝에 올해 1월 마침내 돈을 받아냈다.

A씨는 피해자가 건넨 돈에서 1천만원을 배분받아 생활비로 쓰다가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4월 3일 붙잡혔다. 일당 중 가장 먼저 체포됐고 곧 구속됐다.

사건 피해자는 "A씨 주변에 다른 피해자들도 여럿 있다고 들었다"며 "수소문해보니 생활이 힘들어진 사람이 2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사기꾼으로 비난받으며 구속된 A씨지만, 한때는 범죄 피해자를 도와 경찰 표창장까지 받은 '모범 시민'이었다.

그는 2012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여의도 흉기난동' 사건 당시 근처를 지나가다가 한 시민이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자 자신의 속옷을 벗어 상처 부위 근처를 지혈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범인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며 여의도 일대를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었지만 A씨는 달아나지 않고 침착하게 다친 이를 돌본 것이다.

그는 당시 한 원내정당의 위원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A씨의 이런 과거 행적은 사기 사건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부끄러워서 말하지 않았고, 이미 이런 사실을 알았던 피해자는 혹시나 조사 과정에서 A씨에게 유리하게 참작될까 봐 굳이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씨는 전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기범행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는 많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진다.

경찰은 "이들 일당은 뜯어낸 4억2천만원 중 3억원을 돈을 불려준다는 또 다른 사기꾼에게 넘겼다가 날린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주범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고 전했다.

A씨는 구속에 이어 검찰로 넘겨진 다음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서울 서대문경찰서

[연합뉴스 자료사진]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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