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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신속히 진상부터 밝혀야

(서울=연합뉴스) 놀랍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한 '국기 문란' 사건이 터졌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2기 외에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추가 반입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사드 문제는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풀어야 할 국정 현안 중 하나다. 그런데 추가로 들여온 발사대 4기의 존재 자체가 지금까지 은폐됐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넣어 직접 사실인지 확인했다고 한다. 그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에게 "어떤 경위로 추가 반입된 것인지, 반입은 누가 결정한 것인지, 왜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고 새 정부에도 보고를 누락한 것인지 진상을 조사하라"고 엄중히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드 부지에 대한 전략적 환경영향 평가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도 파악하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발사대 4기의 존재를 문 대통령은 알지 못했고 그래서 격노했다"면서 "이번 사건을 국기 문란에 버금가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 평가 부분을 지목한 것이 주목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의도적으로 숨긴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결정과 도입 과정에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어 이 부분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초기 도입 과정의 연장선에서 이번 사건도 절차와 투명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게 문 대통령의 기본인식인 것 같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국방부가 왜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3월 6일 사드 발사대 2기를 오산기지로 반입하고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군 당국이 사드 장비를 공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다음 달 26일 성주골프장에 발사대, 레이더, 차량형 사격통제소, 교전통제소 등 핵심 장비가 전격 반입됐다. 이때 언론 취재로 확인된 발사대는 2기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사드 발사대 4기를 새 정부 출범 전에 추가로 들여왔고, 현재는 모처의 군기지에 보관 중이라는 것이다. 국방부가 새 정부에 이 사실을 보고할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방부 청사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25일에는 새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가 국방부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두 차례 보고 내용에 발사대 추가반입 사실은 없었다. 국정기획위 보고에선 '발사대 4기 추가반입'에 관한 언론보도를 놓고 여러 차례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렇게 대놓고 물어보는데도 국방부는 '발사대는 2기밖에 없다'고 답했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국방부가 이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이 사건의 파문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당장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김관진 전 안보실장과 한 국방부 장관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특히 김 전 실장은 정 신임 실장에게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도 이 사실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고 한다. 진상 조사는 민정수석실이 주도한다고 한다.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되 조사 범위의 효율적 압축과 진행 속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벌써 야권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방패카드니, 사드 백지화 여론몰이니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안의 성격상 조사하면 오래 가지 않아 진상은 드러날 것이다. 불필요한 논란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신속한 규명에 힘을 싣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30 21: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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