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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국정원의 '정치와 단절', 이번엔 꼭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서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 단절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서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정원은 정권을 비호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면서 국정원이 국내 정치와 완전히 단절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 후보자는 "그동안 (국정원이) 국내 정치개입 논란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와 지지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에선 국정원이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국내 정치와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서 후보자는 2012년 국정원이 노무현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것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풍(北風)의 역사가 국정원 입장에선 아픈 역사"라며 "아픈 역사를 끊어내고자 하는 게 정치개입을 안 하겠다는 각오 속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서 후보자는 여야 의원들이 언급한 '국정원 댓글 사건', '박원순 제압 문건', '반값등록금 공작 문건' 등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한 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정치개입으로 꼽히는 국정원 댓글 사건은 2012년 대선 기간에 벌어졌다. 국정원 심리정보국 소속 직원들은 인터넷 게시판과 트위터에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우호적이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겐 불리한 댓글을 남기는 등 선거에 개입한 의혹을 받았다.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이런 지시를 내린 혐의로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정권 교체기마다 대선 주자들은 국정원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막상 집권해서는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확고한 국정원 개혁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서 후보자의 정치개입 단절 약속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 기대감을 갖게 한다. 국가정보원법은 국정원의 직무를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 대정부전복, 방첩,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개입은 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국정원이 정치개입 의혹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나려면 법이 정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결연한 의지다.

차제에 국정원의 대북 협상 개입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서 후보자는 지난 10일 국정원장에 내정됐을 때 "조건이 성숙하면 평양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관행만 생각하고 무심코 한 말일 테지만 잘못이었다. 당장 북한과 협상은 국정원 업무가 아니고 통일부가 할 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 후보자도 이날 청문회에선 "남북관계나 남북회담은 기본적으로 통일부의 책무"라고 올바르게 답변했다. 서 후보자는 또 "국가 안보에 대해 초당적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의장단과 각 정당 지도부에 수시로 안보 정세를 보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안보 현안을 놓고 정치권이 당리당략에 따라 분열하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여야의 대승적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 후보자의 발언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29 19: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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