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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돌문화] ② 섬 곳곳 산재한 유산들 사라지고 잊히고

"비지정 문화유적 하루빨리 문화재로 지정, 보호·관리해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제주밭담을 비롯해 돌가마, 방사탑, 도대불 등 제주의 대표적인 돌 문화유산이 오랜 세월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다.

현존하는 돌문화 유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가 시급하다.

방사탑
방사탑제주도 일원에 자리하고 있는 방사탑은 마을의 어느 한 방위에 불길한 징조가 보인다거나 어느 한 지형의 기가 허한 곳에 쌓아 두는 돌탑으로, 부정과 악의 출입을 막아 마을을 평안하게 하고자 하는 신앙의 대상물이다.(시몽포토에이전시=연합뉴스)
<저작권자 ⓒ 2013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돌문화 유산 현황 "아무도 몰라"

제주에 남아 있는 돌문화 유산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확한 자료가 없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현재 정부와 제주도가 국가지정 문화재 또는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는 돌문화 유산은 190여개다.

이는 제주애월말방아와 방사탑, 돌하르방, 지석묘 등 한 종류의 돌문화 유산이 제주 곳곳에 분포하면서 문화재로 인정받은 수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천연동굴과 같은 각종 지형지물 등을 모두 합한 숫자다.

제주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천연동굴만 김녕굴과 만장굴 등 12곳이 있으며, 이외에도 수월봉 화산쇄설층·성산일출봉·산방산 등 천연기념물·명승지가 10여 곳이 된다.

말이나 소가 끌어 돌리면서 곡식을 찧는 '제주애월말방아'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로 애월읍 하가리와 신엄리에 2기가, 마을의 허한 곳을 막아주는 일종의 액막이 역할을 하는 '방사탑'은 17기, 세계 유일의 제주 전통 '돌가마'(石窯·석요)는 4기가 도지정 기념물로 각각 지정돼 있다.

중요농업유산 2호 제주 `돌담 밭'
중요농업유산 2호 제주 `돌담 밭'(서울=연합뉴스) 21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지정한 국가 중요농업유산 제2호 제주 돌담 밭.현무암으로 만드는 제주 돌담 밭은 총 길이 2만2천여㎞에 달하는 밭 주변의 담으로, 바람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고 흙과 씨앗이 흩어지는 것을 막는다. 시커먼 돌담을 모두 이으면 10만리가 된다고 해 흑룡만리(黑龍萬里)라 부르기도 한다. 2013.1.21 << 농립수산식품부 제공 >>
photo@yna.co.kr

제주의 대표 상징물 '돌하르방' 역시 도지정 민속문화재로 45기가 현재 남아 있다.

그러나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채 관리 사각지대로 내몰린 돌문화유산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밭담은 단 1곳도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으며,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제주만의 옛 등대인 도대불 역시 일본강점기에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방사탑·돌가마·지석묘 등은 문화재로 지정된 수보다 비지정 된 게 훨씬 많다.

제주 돌문화에 관심이 있는 일부 지식인들이 개인적으로 발품을 팔며 답사를 한 끝에 대략적인 현황만 나올 뿐이다.

다양한 제주 돌문화
다양한 제주 돌문화(제주=연합뉴스) 지난 15일 제주돌문화공원에 전시된 다양한 돌문화 유적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2017.5.28

◇ 무관심 속에 '와르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돌문화 유산은 계속해서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다.

제주의 돌가마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중요한 유산임에도 사실상 방치 상태에 있다.

전통방식으로 그릇, 도자기 등을 구울 때 국내 다른 지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은 모두 흙으로 된 가마(흙가마)를 사용했지만, 제주에서는 유일하게 현무암을 쌓아 만든 돌가마를 오랜 옛날부터 만들어 썼다.

1980년대만 해도 제주도 내에 돌가마터와 돌가마가 약 40여 곳 정도 남아 있었다. 이 중 20기의 돌가마가 비교적 형체가 온전했지만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대부분 파괴돼 현재는 노랑굴 6기·검은굴 1기·기왓굴 2기 등 9기만 남아 있다.

쓰레기 더미서 나오는 제주돌가마 파편
쓰레기 더미서 나오는 제주돌가마 파편(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15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인향동의 한 농로 옆 쓰레기 더미에서 강창언 제주도예촌장이 제주 전통 옹기와 기와를 굽던 돌가마의 파편을 주어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사진 상단부에 삽입된 사진은 돌가마, 기와, 항아리 파편의 모습. 세계에서 유일한 제주돌가마는 국내 다른 지역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과 달리 흙이 아닌 현무암을 쌓아 만들어졌다. 2017.5.18
bjc@yna.co.kr

이마저도 2002년 4월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된 구억리 노랑굴(기념물 제58-1호), 검은굴(기념물 제58-2호)과 2005년 10월 지정된 신평리 도요지(기념물 제58-3호), 신도리 도요지(기념물 제58-4호) 등 4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잡풀과 잡목으로 뒤덮여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방치돼 있다.

과거 제주 어부들의 고단한 삶에 불을 밝히고 길잡이가 되었던 도대불은 관청의 주도하에 건축된 현대 서양식 등대와 달리 어촌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직접 돌을 쌓아 만들어 관리했다는 점에서 제주의 대표적 돌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20기 가까이가 제주 해안가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안도로 개설과 방파제 공사 등으로 절반 가까이가 사라졌고, 현재 복원된 것을 포함해 10∼13기 정도가 남아 있다.

일부 도대불은 복원 과정에서 잘못 복원돼 원형을 잃기도 했고, 어떤 도대불은 훼손된 채 방치돼 있다.

북촌등명대
북촌등명대민간인들이 밤에 조업을 나간 어선들이 항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포구에 세웠던 돌무더기의 등대, 도대불은 '도댓불' 또는 '등명대'라고 불리어 진다.(시몽포토에이전시=연합뉴스)
<저작권자 ⓒ 2013 연 합 뉴 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주의 대표 상징물이라 일컬어지는 '돌하르방'은 비교적 잘 보존 관리되고 있기는 하지만 미흡한 점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조선시대 당시 48기가 있어 제주의 행정구역인 제주목·대정현·정의현 등 1목 2현의 성문 밖 입구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무관심과 시가지 발달과정에서 무단으로 옮겨지면서 원래 위치가 아닌 관공서·공항·학교·관광지 등으로 뿔뿔이 흩어졌으며, 1기는 사라지고 2기는 서울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져 결국 제주에는 45만 남아 있다.

게다가 돌하르방의 기원과 설치시기, 목적, 원래 위치 등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흔하디흔한 돌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생활·어업문화 등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제주 돌문화의 의미와 가치는 매우 크다"며 이들 문화유적은 제주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탄생한 문화의 한 축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며 문화적 가치는 역사적 배경을 통해 더욱 빛나게 된다고 강조하며 현재 남아 있는 비지정 유적들이 하루빨리 문화재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28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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