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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엉터리 수요예측이 빚은 의정부경전철 파산

(서울=연합뉴스) 수도권 경전철 1호인 의정부경전철이 결국 파산했다. 서울회생법원 법인파산21부(심태규 부장판사)는 26일 의정부경전철의 신청을 받아들여 파산을 선고했다. 2012년 7월 개통된 지 4년 10개월 만이다. 첫해부터 엄청난 적자를 보기 시작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넘어지고 보니 그 실망과 충격이 매우 크다.

의정부경전철의 파산은 예고된 참사였다.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수요예측을 토대로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이었다. 예측상으로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7만9천49명이었는데, 첫해 실제 이용객은 하루 1만여 명에 그쳤다. 최근 수도권 환승 수요의 증가로 하루 3만5천800여 명으로 늘었지만 손익분기점인 11만8천여 명까지는 여전히 까마득했다. 총사업비 6천767억 원이 들어간 의정부경전철은 지난 1월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할 때 이미 3천600억 원의 누적 적자를 안고 있었다.

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당장 경전철이 멈춰 서지는 않는다. 현 사업자가 안정적인 운영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경전철을 계속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비는 의정부시와 사업자가 절반씩 부담한다. 의정부시는 파산에 따른 계약 해지금도 사업자 측에 지급해야 한다. 아직 다툼의 여지는 남아 있지만 최소 2천억 원은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의정부시는 일단 2025년까지 초긴축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체가 이렇게 빚더미에 앉으면 주민들의 삶은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누구를 위한 경전철 사업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의정부시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공공서비스 제공이라는 본래 취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공익적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전혀 수지가 맞지 않는 공공서비스에 대해 '공익적 보완'을 하는 방법은 세금으로 적자를 메우는 것밖에 없다.

앞서 용인경전철의 실패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런 사업은 단체장의 '치적 쌓기용'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인지 거의 예외 없이 과대 포장된 수요예측을 토대로 사업이 추진된다. 용인경전철의 경우 수익성이 너무 낮아 연간 200억 원 이상을 용인시가 부담하고 있다. 800억 원 이상 들어간 인천 월미은하레일은 써보지도 못한 채 고철이 됐다. 경기도 내 지자체들이 앞다퉈 추진 중인 트램(노면전차) 사업에도 '위험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일부 정부 사업도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례로 최근 10년간 신설된 15개 고속도로 노선 중 수요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은 1개에 불과하다.

거액의 혈세만 낭비하고 이렇게 사업이 넘어져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게 심각성을 더한다. 철저한 조사를 거쳐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다면 이런 황당한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의정부경전철의 경우 사업 결정에 관여한 단체장들은 물론이고 엉터리 사업 추진을 감시하지 못한 지방의회와 시설 기본계획을 살펴본 중앙부처에도 책임이 있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라도 정부가 나서 어떤 식으로든 문책해야 한다. 비슷한 사업을 추진 중인 지자체들은 당연히 의정부경전철의 재앙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주민들도 단체장의 이런 선심성 행정에 현혹되지 않도록 스스로 경각심을 다잡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26 20: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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