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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 LNG 벙커링기지 입지 논란에 3년째 제자리걸음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선박배출에 대한 국제 규제가 2020년부터 대폭 강화됨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선박 운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기반시설 구축이 세계 주요 항만들의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의 LNG 벙커링 기지 건설은 입지를 둘러싼 논란 때문에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벙커링 기지는 항만 내 육상에 대 저장탱크와 접안시설을 갖추고 선박에 LNG를 공급하는 기반시설을 말한다.

해수부는 2015년 1월 민간업체인 폴라리스쉬핑이 부산신항 입구에 있는 무인도 호남도 일대에 6천억원을 투자해 벙커링 기지를 짓겠다고 제안하자 이를 받아들여 추진하려 했다.

폴라리스쉬핑과 해수부는 호남도 일대가 암반으로 이뤄져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내세웠다.

부산신항 LNG벙커링기지 예정지[부산항만공사 제공=연합뉴스]
부산신항 LNG벙커링기지 예정지[부산항만공사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터미널 운영사 등 항만업계는 선박 운항이 빈번한 신항 입구에 벙커링 기지가 들어서면 항만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며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26일 현행 선박운항에 관한 규정을 보면 모든 선박은 LGN운반선을 추월할 수 없으며 일정한 거리를 두고 운항해야 한다.

부산신항이 위치한 진해만에서는 LNG선과 1㎞ 이상 떨어져야 해 컨테이너선들의 입항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져 선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시성을 확보할 수 없어 항만 경쟁력이 약화한다고 업계는 주장했다.

거대한 LNG 저장탱크가 선박 운항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운노조는 폭발사고가 나면 인접한 남컨테이너부두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인명피해 우려를 제기한다.

호남도와 인접한 곳에 컨테이너부두를 새로 짓는 민자사업자도 벙커링 기지가 들어서면 선석 3개 가운데 1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돼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며 위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 신항 전경
부산 신항 전경[부산항만공사 제공]

이처럼 반발이 거세자 해수부는 입지 문제를 더 검토하기로 해 진척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항만업계가 LNG 벙커링 기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부산항이 세계 5위권을 다투는 세계적인 항만임에도 컨테이너 하역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외국 선진항만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LNG 벙커링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다만 해수부와 폴라리스쉬핑이 추진하는 호남도 일대는 항만 자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우려가 커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 일본, 중국, 네덜란드, 벨기에 등은 급속하게 늘어날 가능성이 큰 선박용 LNG 공급 시장을 선점하고자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등 전문가들은 부산항이 이런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해수부와 항만업계가 하루속히 지혜를 모아 입지를 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해수부는 2025년까지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항만에 LNG 벙커링 기반시설을 구축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해수부는 내년 4월 말까지 항만의 입지, 필요시설 규모 등을 조사해 LNG 공급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이다.

부산신항 벙커링 기지 문제도 이 용역에 포함돼 어떤 결론이 나올지 항만업계가 주시하고 있다.

용역에서는 호남도 외에 부산항만공사가 제안한 남컨테이너부두 배후단지, 연도 등을 대상으로 입지의 적정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컨테이너배후단지와 연도 등은 호남도보다 신항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컨테이너선 운항에 지장을 덜 주지만 지반 보강이나 방파제 건설 등 고려해야 하는 다른 요소들이 있다.

lyh9502@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26 13: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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