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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현대안무가 맥그리거 "과학기술은 새로운 몸짓언어 찾는 도구"

26~27일 LG아트센터서 최신작 '아토모스'… "예술, 수학·과학과 동등하게 취급돼야"


26~27일 LG아트센터서 최신작 '아토모스'… "예술, 수학·과학과 동등하게 취급돼야"

영국 현대 무용계를 이끄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가 2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 최신작 '아토모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영국 현대 무용계를 이끄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가 2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 최신작 '아토모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아트센터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은 안무가입니다. 그러나 무대 위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 자체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요. 창작 과정에 개입하는 기술, 그래서 익숙한 몸짓에서 벗어나게 하는 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영국 현대 무용계를 이끄는 안무가 웨인 맥그리거(47)는 25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내한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안무 세계를 이처럼 설명했다.

그는 장르와 방법을 불문하고 자신만의 창조성을 무대 위에 구현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예술적 아이디어를 과학과 철학, 기술 등과 연결시켜 무용의 외연을 전방위로 확장해왔다.

그가 1992년 창단한 '웨인 맥그리거 스튜디오'는 무용수뿐 아니라 작가, 과학자, 음악가, 비주얼 아티스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창작의 산실로, 영국 예술계의 최첨단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공식에서 벗어난 움직임, 익숙하지 않은 몸짓, 전통적인 움직임을 전복시키는 무용 언어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창작 내용이 새로워질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기술과의 시적인 만남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과학 실험'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지적 호기심이 풍부한 소수의 무용수와 함께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있다"며 "결과를 모른 채로 실험실 안에서 실험하는 느낌으로 안무 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웃었다.

웨인 맥그리거 안무작 '아토모스' 공연 모습 [LG아트센터 제공]
웨인 맥그리거 안무작 '아토모스' 공연 모습 [LG아트센터 제공]

그가 오는 26~27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그의 최신작 '아토모스'(2013년 영국 런던 초연)도 그의 이러한 안무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원자를 주제로 인간의 몸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몸에 센서를 부착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연구해 원자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연결했으며, 인공지능(AI)을 갖춘 '가상의 몸'을 창작 과정에 개입시킴으로써 인간의 신체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지 분석했다.

1980년대 공상과학(SF) 영화인 '블레이드 러너'를 약 1천200개의 프레임으로 나누고 그 화면들에서 느껴지는 감정들도 표현한다.

"'신체를 원자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입니다. 잘리거나 나뉘지 않는, 더는 바꿀 수 없는 최소 단위에 대해 탐구했어요. 인간을 인간답게 말하는 최소의 단위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봤습니다. 신체와 음악 등 모든 부분이 최소의 단위에서 시작해 점점 확장해나가는 방식이 될 겁니다."

그는 과학을 전공하진 않았다. 그러나 "집에 컴퓨터가 있는 첫 세대"였다며 웃었다.

그는 예술이나 과학 사이의 경계를 뚜렷하게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교육 시스템 속에서도 예술은 부차적인 존재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과학이 질문으로 시작해 사고를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육체와 관련한 사고를 확장해나가는 무용과 유사한 점이 있어요. 예술은 과학, 수학 등의 학문과 동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다른 장르와의 만남에도 거리낌이 없다.

영화 '해리포터와 불의 잔', '레전드 오브 타잔', '신비한 동물사전'의 움직임을 연출하고,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뮤직비디오를 안무하기도 했다.

2006년 현대무용 안무가로는 최초로 영국 로열 발레단의 상임 안무가로 선정돼 현재까지 단체 대표 레퍼토리를 다수 안무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과 무용계 최고 영예의 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관객들에게도 '모험'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관객들은 3차원(3D) 안경을 쓰고 공연을 관람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될 예정이다.

"관객들에게도 관람 습관이란 게 있어요. 안무가에 대한 기존 지식이나 편견, 비평 등을 통해 자신만의 필터를 지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전 관객들이 그런 습관에서 벗어나길 기대합니다. 작품이 뜻이 무엇인지를 찾지 말고 무대 위에서 무엇이 보이는지에만 집중해주세요. 무용수가 선보이는 모험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sj997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5/25 14:1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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