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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젊은 관료들 "고령자 우대 사회보장제 근본 개혁" 제안

송고시간2017-05-24 13:59

"젊은 세대가 노인 부양→일할 능력 있는 노인세대가 젊은 세대 지원"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젊은 세대가 고령자를 지원하는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를 '일할 수 있는 고령자'가 젊은 세대를 지원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

재무성과 함께 엘리트 관료집단으로 꼽히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젊은 관리들이 제안한 이런 내용의 사회보장제도 개혁 관련 보고서를 놓고 일본 SNS에서 열띤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논쟁은 경제산업성 직원들이 "불안한 개인, 엉거주춤한 국가, 모델 없는 시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경제산업성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마이니치(每日)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경제산업성의 20~30대 젊은 직원 30명은 작년 8월부터 대학교수 등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논의를 거듭한 끝에 보고서를 작성했다. 지난 18일 보고서를 완성해 부처 내 산업구조심의회에 제출하면서 경제산업성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현재의 사회보장제도는 "샐러리맨과 전업주부 가구가 정년 후에 연금으로 살 수 있게 한다"는 "쇼와(昭和) 시대의 표준인생"을 전제로 한 것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의 일본 사회를 전제로 한" 사회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령자를 지나치게 배려하는 "실버 민주주의"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건강수명이 늘었는데도 일률적으로 65세에 연금생활을 시작하는 고령자가 있지만 자녀의 빈곤과 교육격차는 "자기 책임"으로 간주해 충분한 지원책이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제한된 정부 예산에서 현역세대를 위한 지출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지출의 5분의 1 이하에 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득권과 고정관념이 개혁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그동안 언급 자체를 금기시해온 고령자에 초점을 맞춘 사회보장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연령에 따라 일률적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바꿔 일할 의욕과 능력이 있는 고령자는 일해서 수입을 얻도록 하자는 것이다.

또 어린이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의 학교교육제도에 구애받지 않도록 교육내용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후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團塊)세대가 75세가 넘는 2015년까지 개혁을 마쳐야 하므로"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하다"며 위기감을 표명했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면서 트위터 등 SNS에서 열띤 논쟁이 촉발됐다.

"문제의식을 가진 젊은 관리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며 평가하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고령자에게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시키자'는 무서운 내용이 적혀있다"거나 "어린이도, 노인도 모두 약자인데 한쪽을 악으로 몰아 공격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는 비판도 올라오고 있다.

정계와 업계, 학계의 논쟁도 뜨겁다. 집권 자민당의 아사히 겐타로(朝日健太郎) 참의원 의원은 트위터에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관료들의 뜨거운 마음이 전달돼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사이보우스의 아오노 요시히코 사장도 트위터를 통해 "필독"을 권했다. 뇌과학자인 모데키 겐이치로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보고서를 거론하며 "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일본의 장래는 중요한 문제"라고 적었다.

보고서 관련 의견수렴 모임에 참석했던 이케우치 사토시 도쿄(東京)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에 "너무 요란하게 받아들일 게 아니라 차분히 생각해 보는 계기로 삼자"고 호소했다.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이런 류의 보고서에 대해 SNS에서 논쟁이 벌어지는 건 이례적이라면서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논의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령사회 일본
고령사회 일본

일본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서 여성 노인이 지팡이에 의지해 걷고 있다. [촬영 이세원]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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