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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천m서 끌어올린 25℃ 지하수…'온천' 맞아?

송고시간2017-05-24 07:06

'땀도 안나'…대부분 30℃ 밑도는 온천수 모두 데워서 사용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지하에서 퍼올린 물을 데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온천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경기도 한 온천 시설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인근에 여러 온천이 있는데 온천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데는 한 곳도 없다. 모두 데워서 사용한다"고 말했다.

온천 마크[연합뉴스 자료사진]
온천 마크[연합뉴스 자료사진]

2000년대 이후 경기도 내에 온천 개발이 급격히 늘었으나 대부분 지하 500∼1천m에서 원수를 채수하면서도 수온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도에 따르면 올 1월 1일 현재 신고된 도내 온천은 47곳이며, 이 온천들의 채수용 구멍은 모두 97개이다.

채수공의 깊이를 보면 지하 300m 이내는 5개, 300∼500m가 4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500m 이상 깊이에서 물을 뽑아 올리고 있다.

1천m 이상 지하에서 채수하는 온천공도 11곳이나 된다.

하지만 수온은 그다지 높지 않아 모두 사람 체온을 밑돈다. 47개 온천 가운데 온천수 온도가 30℃ 이상인 곳은 5곳에 불과하다. 가장 높은 온천수 온도가 35.2℃이다. 나머지 중 14곳은 25℃대에 머물고 있다.

한 온천은 지하 1천m에서 채수하고 있으나 온천수 온도는 26℃에 불과하다.

따라서 도내 대부분 온천은 온천수를 채수해 추가로 끓여 온도를 높인 뒤 손님들에게 사용한다.

채수공을 뚫어놓고 사용하지 않는 곳도 많아 지하수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도내 47개 온천 가운데 현재 이용 중인 온천은 25곳(목욕업 19곳, 목욕·숙박업 겸용 6곳)뿐이다.

채수공 96곳 중에 사용하고 있는 채수공은 38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쓰지 않는다.

일본 구사쓰온천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구사쓰온천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는 미사용 채수공 가운데 40곳은 보전 관리하고, 2곳은 원상복구 예정이다. 나머지는 뚜렷한 이용 계획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정 개발 기술이 발달하고 시민들의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00년 이후 도내 온천 개발이 많이 늘었다고 도 관계자는 밝혔다.

도내 온천 중 온천법 제정(1981년) 이전 개발된 온천은 한 곳뿐이고, 1980년대 이전 신고된 온천도 2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중 22곳은 2000년 이후 개발 신고된 온천들이다.

이에 따라 굴착 기술의 발달로 어느 정도 지하에서 물을 뽑아 올리면 온천 신고 조건을 충족할 수 있게 돼 온천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온천'으로서의 의미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 지질 전문가는 "지하로 100m 내려갈 때마다 2.5℃씩(지온상승률) 수온이 올라가는 만큼 산술적으로 1천m에 있는 지하수 온도는 '25℃+지표수 온도'가 돼 보통 30∼40℃는 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무분별한 온천 개발로 인한 지하수 오염 방지 등을 위해 온천 신고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온천법에는 '지하로부터 솟아나는 섭씨 25도 이상의 온수'를 온천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하루 채수량이 300t을 넘으면 신고 후 개발이 가능하게 돼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25℃ 물을 끓여서 사용하는 온천이 진정한 온천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가 사실 있다"며 "관광상품화를 위해 국내 곳곳에서 온천 개발을 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온천 신고 수리 조건 중 온천수 기준을 35℃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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